문무일, 23일 내부통신망에 퇴임사 올려
“검찰, 끊임없이 통제받고 성찰해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24일 퇴임하는 문무일(58·사법연수원18기) 검찰총장이 “검찰의 국민에 대한 책임감을 믿고 있다”며 “검찰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민주주의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문 총장은 23일 오후 검찰 내부 통신망에 ‘떠나면서 드리는 말씀’ 이라는 제목의 퇴임사를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을 신뢰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국민의 바람이 여전하다”며 “검찰에 대한 불신이 쌓여 온 과정을 살펴보고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계해야한다”고 했다.
또 “국가적 권능을 행사하는 동안 끊임없이 통제를 받아야 하고 책임을 추궁 받을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검찰이 통제받지 않는 권능을 행사해 왔던 것은 아닌지, 행사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늘 성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NDFC에서 열린 증권금융 전문검사 커뮤니티·한국증권법학회 제 1회 공동학술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9.7.19 dlsgur9757@newspim.com |
문 총장은 “젊은 시절부터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삶의 중심으로 삼고, 검사로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늘 고민해 왔다”면서 “권력기관은 법치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운영하기도 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민주주의를 손상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검찰의 관계를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됐다”며 “검찰은 헌법에 규정된 국민 기본권 보장을 위해 민주주의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형사소송법이 정한 여러 절차를 지키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우리의 의무이자 책무”라며 “검찰은 현재 우리나라에 시행되고 있는 형사소송 절차에 군국주의적·식민시대적 잔재가 남아있는지 잘 살펴 청산하는 데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문 총장은 “취임 직후부터 민주주의 운영에 관해 검찰 역할이 미흡했던 점을 여러 번 사과드렸고 자체 개혁이 가능한 부분은 우선 개혁하는 한편 필요한 법 개정을 건의했다”면서도 “국민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총장은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재조사 및 사과 권고 이후 과거 검찰의 수사 축소·은폐와 검찰권 남용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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