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硏, 고신뢰성 전착 공정기술 개발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유휴전력으로 친환경 수소를 저렴하게 분산, 독립적으로 생산 하는 수전해 기술을 개발해 막대한 에너지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유휴전력이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이 계통에 연계되지 못해 버려지는 전력을 말한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재료연구소(KIMS·소장 이정환) 표면기술연구본부 최승목 박사 연구팀은 청정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 시스템의 효율과 내구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고효율 비귀금속 촉매를 저가로 합성 가능한 고신뢰성 전착 공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에이씨에스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 앤 엔지니어링 논문 표지 사진 [자료=재료연구소] |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신기후체제 출범 후, 전 세계는 무한 재생산 가능한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생산되는 대부분의 수소는 개질 수소, 부생 수소 등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청정 에너지원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반면에 버려지는 유휴(예비)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되는 수소는 사용 후 다시 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완전한 청정 에너지원이다. 이를 생산하기 위한 수전해 시스템 중 하나인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는 저가의 비귀금속 촉매를 사용하는 장점이 있지만 사용되는 촉매의 활성과 내구성이 낮은 단점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여전히 산소발생 촉매로 귀금속인 고가의 이리듐 산화물(IrO2) 또는 수소발생 촉매로 다공성 탄소분말에 담지된 백금(Pt/C)을 사용하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연구팀은 문제해결을 위해 저가의 고성능·고내구성을 갖춘 비귀금속 2차원 나노구조 촉매를 개발했다. 재현성 높은 원스텝 전착 공정 기술을 통해 촉매가 기판위에 바로 증착됨으로써 촉매 합성공정을 단순화했다.
이를 통해 촉매층과 전극 기판의 접착성을 높여 전도성을 향상시키고 기존 공정에 사용되는 접착제(binder)를 사용하지 않아 높은 활성과 내구성을 확보했다. 이뿐만 아니라 수소 발생의 주요 저항 중 하나인 물질 전달 저항을 감소시켜 수소 및 산소 발생 효율과 내구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기존 귀금속 이리듐 산화물 촉매에 버금가는 우수한 특성을 보여줬다. 후속연구를 통해 이리듐 산화물 촉매보다 1.5 배 우수한 활성의 촉매를 개발해고 관련 연구 결과를 논문에 발표했다.
또한 실제 상황에서 개발된 촉매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단위셀에서 평가했고 더 나아가 상용화 가능 단계인 스택에서의 실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단위셀(single cell)이란 실제 시스템에 장착되는 상용화 스택을 모사 할 수 있는 작은 면적의 셀이다.
이번 기술개발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증가에 기여, 동시에 버려지는 유휴전력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수전해)-저장(수소저장합금 또는 용기)-활용(연료전지)’할 수 있는 수소에너저저장시스템의 실용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중앙 집중-분배 방식의 수소가 아니라 활용하는 곳에서 바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국가 전체 에너지 관리 효율을 크게 증가시켜 막대한 에너지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전환 촉매 분야에서 국산화에 의한 수입 대체 효과 뿐만 아니라 해외로의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책임자인 재료연구소 최승목 선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을 통해 높은 수소 발생 효율을 보이는 저가의 비귀금속 촉매 전극을 원스텝으로 재현성 있게 대면적으로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이를 통해 저가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 시스템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의 ‘에이씨에스 어플라이드 머테리얼스 앤 인터페이시즈(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와 ‘에이씨에스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 앤 엔지니어링(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