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靑 경제행정관 출신 윤상직 의원 직격인터뷰
"日 보복조치...기업·산업·경제, 동시다발적으로 신음"
"경제는 심리, 민간·기업인 믿고 획기적으로 규제 풀어야"
“참여정부, 기업인들에 맡겨…文정부 ‘盧 정신’ 되새겨야”
"盧, 현장방문보다 돈 되면 투자한다면서 규제 확 풀더라"
[서울=뉴스핌] 김규희 김승현 기자 =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와의 첫 만남 이후 ‘이제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하셨습니다. 기업인을 믿겠다는 거에요. 현장에 가는 그림을 만들면 기업 격려에 좋겠다고 조언도 했지만 ‘내가 가면 뭐 하나, 그 사람들은 돈 되면 투자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노무현 정신’입니다. 이제 임기 절반 가량 지난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정신을 되살렸으면 하는 것이 제 간곡한 충언입니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경제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그 이후 이명박 정부 지식경제부 1차관, 박근혜 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산업·경제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난 20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에 발을 내딛었다.
윤 의원은 국회에서도 대표적인 '산업통' 의원으로 통한다. 중소기업청, 산업통상자원부, 지식경제부 등 산업 관련 부처에서만 34년 동안 일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로 인한 대한민국 산업 위기를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를 향해 노무현 정신을 되새길 것을 간곡하게 주문했다.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에 기업·산업·경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신음하고 있다고 애석해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
◆ “노무현 때는 안그랬다…문재인 정부, 노무현 정신 되새겨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만난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크게 걱정했다. 인터뷰 도중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때로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윤 의원은 “경제는 심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리를 가장 잘 이해했던 대통령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윤 의원은 “그런 측면에서 현 정부에서는 기업인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경영에 임할 수 있는지에 굉장히 의문이 든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만 봐도 그렇다. 기업인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죄가 되는지 검찰에 불려갈 일인지 잘 모른다. 나라에서 기업을 털고 또 별건 수사로 다른 일도 끄집어내며 공포심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대체 기업을 하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이어 “규제 개혁이나 세제 혜택이 그 다음이다. 기업인들에게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이 가장 정부 간섭이 없었으며 규제 개혁에 적극적이었다고 대답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경기도 파주에 있는 LG 단지를 노 전 대통령이 규제를 풀었다. 평택 국제도시도 마찬가지다. 삼성반도체가 들어가 공장을 지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지 않았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도 반대하는 참모들이 있었지만 ‘이건 그냥 뚫고 가야 한다’며 그대로 밀어붙였다”고 회상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7.03 kilroy023@newspim.com |
◆ “세상은 디지털혁명 시대…정부가 끌고 간다고 되는 것 아냐, 기업 믿어야”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수소경제 등 미래 주력산업 육성 전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디지털경제 시대를 맞아 보다 본질적인 접근이 아쉽다고도 했다.
윤 의원은 디지털 신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지 않는가. 모든 분야에서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특히 경제분야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빅데이터나 5G 네트워크,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등 많은 디지털 신기술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신기술을 접목한 사업들은 성장률이 엄청 빠르다”고 했다.
윤 의원은 특히 “스마트공장과 스마트폰 등 디지털 신기술로 개발됐다. 드론도 마찬가지다. 지금 세계에서 잘 나가는 분야를 보면 결국 디지털 기술분야”라고 힘줘 말했다.
윤 의원은 디지털 신기술은 정부가 이끌어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무리 정부가 성장산업으로 지정하고 재정을 투입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민간영역에서의 창의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본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정부 주도 성장이 가능했다. 한정된 자본을 제조업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효율성과 수익률도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이어 “이제는 정부가 어떤 사업을 유망하다고 선정하고 집중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신기술 분야는 민간의 자기 창의와 열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에서 경쟁해서 이겨야 하는 것이다. 정부가 아무리 끌고 가봐야 절대 되는 것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를 위해 정부가 규제를 확실히 풀어야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래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민간과 기업인을 믿고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야 한다. 진정한 혁명은 디지털 혁명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어떤 꽃을 필지는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진정으로 ‘혁명한다’는 생각으로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거티브 규제'는 해선 안되는 조항을 선택적으로 나열하고 그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는 모두 허용되는 방식이다. 윤 의원은 다만 네거티브 규제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의 보증‧보험 활성화 △고의‧중과실 피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집단소송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그는 “악의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경영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퇴출돼야 한다”며 “규제 완화를 하는 대신 본인 행동에 대한 책임은 엄중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
◆ “민주노총에 끌려 다녀선 안돼, 기업인에게 자유를…상속세 감면 고민해야”
윤 의원은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차이점을 집권 과정에서 찾았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란 저금통 혁명’을 바탕으로 정권을 쟁취해냈다고 분석했다. 지지율이 가장 낮았던 대선후보가 지지자들에게 노란 저금통을 나눠주며 대선자금을 모금했다. 노 전 대통령은 바닥에서부터 하나 하나 올라갔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 쟁취 과정은 단순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규탄하기 위해 모인 촛불을 통해 집권했다는 것이다.
그는 “문 대통령은 촛불을 통해서 집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력을 쟁취한 것이 아니라 권력을 얻었다고 표현해도 무방하다”며 “그 과정에서 민주노총 등 진보세력이 중심에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한 귀로 흘려버릴 수 없게 됐다. 부채라 표현해도 좋다. 무엇이라 부르든 그것이 지금 민주노총이 떵떵거리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윤 의원은 노조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공멸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GM자동차노조는 스스로 고민해 더 이상 복지화 돼선 안되겠다고 결론 내리고 투쟁을 이어가지 않았다. 우리나라 자동차, 조선 등 기간산업 노조들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계속해서 막무가내로 간다면 공멸할 수 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윤 의원은 이어 “일단 경제를 살리는 쪽으로 가야 한다. 지금 경제가 너무 어렵다. 이런 부분에서 민주노총도 국가 경제를 생각해 한 발 양보해야 한다. 오죽하면 민주당에서도 이건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노조도 기업이 있어야 존재한다.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기업이 잘 되어야 노조와 노조원이 대우 받는다. 기업이 없어지면 끝이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결국 기업가들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은 기업인들이 불쌍하다. 오히려 약자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고 싶어도 환경이 의지를 꺾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는데 기업인을 믿고 함께 가야 한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다.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상속세 감면도 언급했다. 기업의 승계가 아닌 고용의 승계로 받아들이면서 상속세 감면을 고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상속세는 최고 65%까지 부과된다. 기업가로써는 자신이 죽으면 정부에 기업의 65%를 갖다 바치는 셈이다. 나이가 들면 기업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안든다. 현금 가지고 있다가 애들한테 조금씩 보내주는 게 낫다. 당연한 심리”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기업 상속을 부의 세습이라고 보는 시각은 아주 잘못됐다. 기업 승계는 고용의 승계다. 일자리다. 평생 기업하면서 세금 잘 냈는데 상속세로 65%를 정부에 내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좋은 중견기업, 강소기업이 상속 때문에 죽어버린다. 또는 사모펀드에 팔린다"면서 "기업경영권을 아들, 딸 뿐 아니라 자신이 키운 CEO에게도 넘겨줄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가져갈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아울러 전향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기존 주주들에게 손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범위에서 차등 의결권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관 때부터 든 생각이다. 대기업 회장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분들에겐 별다른 쾌락이 없는 것 같았다. 구두, 옷 등 외모는 일반 서민과 다름 없다. 현실은 영화에서 나오는 재벌 회장과 다르다. 새벽부터 노구를 이끌고 기업 경영에 매진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어 “기업인들의 열정은 자신의 비즈니스 제국을 일으켜보겠다고 하는 것이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국민들이 전 세계에 나가 당당히 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경영권 승계에 있어 전향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기존 주주에게 손해되지 않는 선에서 특정 시점에만 의결권이 몇 배로 효과가 커지게 한다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언제까지 해외 투자자들에게 협박 당하고 휘둘려야 하는가”하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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