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웨이퍼, 지난 3년간 대일의존도 꾸준히 상승..올해 40%
EUV용 블랭크 마스크, 일본 업체가 독점 생산..업계 우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일본이 수출 규제를 확대했을 때 가능성이 있는 품목으로 실리콘 웨이퍼, 극자외선(EUV)용 블랭크 마스크 등이 꼽힌다. 실리콘 웨이퍼는 대일의존도가 약 40%에 달하고, 지난 3년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블랭크 마스크 역시 일본 업체가 독점 생산하고 있는 품목이다. 이에 두 품목의 재고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집계된 실리콘 웨이퍼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약 38.7%로 전체 수입국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대일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2017년 32.6%였던 실리콘 웨이퍼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지난해 34.6%에서 올해 38.7%가 됐다.
공정이 진행중인 실리콘 반도체 웨이퍼 사진, [출처=테크월드] |
실리콘 웨이퍼는 전자회로를 새겨 넣는 얇은 판으로 반도체 공정상의 필수 재료다. 회로의 정밀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표면에 결함이나 오염이 없고 매끄러워야하므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일본이 다음달부터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게 됐을 때 추가 규제 가능성이 있는 품목으로 웨이퍼, 블랭크 마스크, 집적회로(IC), 노광(리소그래피)장비, 이온주입기, 전력반도체(PMIC), 증착(CVD) 장비 등을 꼽고 있다. 이들 품목이 일본 수출 규제 근거로 작용되고 있는 ‘수출무역관리령’ 통제대상품목에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이 중 IC와 증착장비, 이온주입기는 대일의존도가 낮거나 대체 가능한 품목들이다. 노광장비의 경우 반도체용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주로 만들지만 디스플레이용 노광장비 시장은 일본의 니콘과 캐논이 과점하고 있다. 다만 장비의 경우 공장 증설이나 노후 장비 교체시에만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수출 규제가 이뤄져도 영향은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웨이퍼와 블랭크 마스크는 일본 업체 기술력이 높아 대체하기 어렵고 대일의존도도 높다. 블랭크 마스크는 전자회로를 새기기 전 포토마스크가 생성되지 않은 원판 필름을 말한다. 생산을 위해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품목이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핵심인 EUV용 제품은 일본 업체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크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일본 기업이 한국에 수출할 때 매번 개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수출 승인까지 통상 90일이 소요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호야가 생산하는 블랭크 마스크가 삼성전자 내 비중 60%를 상회하고 EUV용 블랭크 마스크는 호야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며 “웨이퍼와 블랭크 마스크는 국내 반도체 업체가 일본 제품을 가장 선호하기 때문에 규제가 가해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