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정책·세계 경제 둔화로 美경제 위협…적절한 대응 의지 표출
"임금 상승 인플레 압력 키울 만큼 높지 않아"
"트럼프 해임 지시하더라도 물러나는 일 없을 것"
[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무역 정책과 세계 경제 둔화로 위협받는 미국 경기 확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적절한 정책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이달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10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증언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서 중국 등 다수 국가들과 미국의 무역 분쟁을 포함, 경제 전망을 흐리고 있는 광범위한 세계 경제 약세 요인을 지적하며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미국 고용 호조에도 불구하고 다른 주요 경제 지표는 실망스러웠다"며 "이는 유럽과 아시아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지속적으로 경제 전망을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전 세계 제조업과 무역, 투자가 약하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 대화를 재개하는데 동의했고 이는 문제 해결에 있어 건설적인 접근이다"라며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낮은 실업률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제안에 대해서는 "물가가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고 임금 상승률도 보통 수준에 있다"며 임금 상승이 인플레 압력을 키울 만큼 높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미국 노동시장이 뜨겁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냈다. 그는 "노동 시장 열기가 뜨겁다고 볼 만한 어떠한 증거도 찾아 볼 수 없다"며 "뜨겁다고 표현하려면 열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레셋웰스어드바이저스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로이터통신에 "파월은 7월 금리 인하를 확실시 했다"며 "지난 몇년 간 연준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벌집을 야구 방망이로 두들겼으나 벌들이 나오지 않았다. 그들은 무슨일이 생길 때 까지 계속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월 의장은 하원 증언이 있기 전 미리 준비한 원고에서 "6월 회의 이후 경제 지표와 여러 가지 경제 상황을 검토한 결과, 무역 긴장과 세계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 전망에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무역 상황이 불확실성으로 기울고 있고 재계 및 농업 관계자들과의 대화에서도 무역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수 개월 간 경제 성장의 중요한 지표인 기업 투자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전반적인 경제 성장세가 소폭 완화됐다"며 "저 인플레이션이 현재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파월 의장의 하원 증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연준 비난 등 금리 인하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이 높아진 가운데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직에서 사임을 요구할 경우 물러나겠냐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맥신 워터스 위원장(민주·캘리포니아)의 질문에 파월 의장은 "법은 나에게 4년의 임기를 분명히 주고 있다며 임기를 완전히 채울 것"이라고 대답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날을 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파월 의장의 교체를 언급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원들 사이에 연준이 정치적 압박에 휘둘려서는 곤란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파월 발언 이후 지난달 고용 호조 이후 크게 약화됐던 공격적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이달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23.5%로 보고 있으며, 25bp 인하는 100%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을 마친 파월 의장은 11일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을 앞두고 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