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0일(현지시각) 의회 증언을 지켜본 월가의 트레이더들이 공격적인 금리인하 베팅에 나섰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2만4000건 급증하자 이달 금리인하가 불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던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강한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 나섰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국채 선물이 반영하는 이달 금리인하 가능성이 100%에 달했다. 고용 지표 발표 이후 한풀 꺾였던 트레이더들의 금리인하 기대가 살아났다는 진단이다.
이와 함께 이달 50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이 전날 3.3%에서 장중 21%까지 치솟았다. 뿐만 아니라 월가는 연말까지 연준의 금리인하 폭이 75bp에 달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서 경기 흐름과 역류하는 사안들이 미국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증언에 앞서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그가 제시한 인플레이션 관련 진단도 통화완화 정책 기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는 진단이다.
파월 의장은 보고서에서 저조한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예상보다 상당 기간 길게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책자들의 목표치에 못 미치는 물가가 단기적인 과도기 현상이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라는 평가다.
월가는 연준의 금리인하가 이제 실행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인하 폭의 문제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이달 금리인하 의지를 명백하게 드러냈다”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이안 린젠 채권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과 사전 보고서는 작정한 비둘기파 기조”라며 “고용 호조와 이른바 G2(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재개와 무관하게 그는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 당시에 비해 경기 여건이 악화됐다는 점을 크게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모간 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이달 연방기금 금리를 50bp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을 근거로 시장이 단기적으로 과열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장중 한 때 6bp 가까이 급락하며 1.852%까지 밀렸다.
6개월물과 3개월물이 각각 3bp와 4bp 하락하며 각각 2.04%와 2.18%에 거래되는 등 단기물 수익률이 일제히 하락 압박을 받았고, 10년물 역시 1bp 가량 내리며 2.06% 내외에서 등락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2.25~2.50%로 인상한 뒤 연초 이후 이를 동결하고 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