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 양산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최근 익산시장의 다문화가정 비하 발언과 관련, 지난 7일 오후 양산역 새들교에서 집회를 가졌다고 8일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주순미 센터 총괄팀장의 사회로 양산에 소재하는 필리핀·베트남·중국·캄보디아·일본공동체 등이 공동 주최하고 다문화가정 여성과 남편, 자녀를 포함 15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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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다문화가족들이 7일 양산역 새들교에서 거리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양산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2019.7.7. |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서 다문화가정 자녀가 튀기인가요?, 아니면 잡종인가요?"라는 제목으로 가진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외치며 다문화인들이 자유발언을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해당발언에 대해 반박했다.
이날 센터의 조경자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양산의 채금양 중국공동체·이쟈클린 필리핀공동체·한지우 베트남공동체 대표들이 자유발언을 가진 뒤 거리시위도 펼쳤다.
자유발언에서 필리핀의 이쟈클린 공동체 대표는 "세계인권선언과 UN 아동권리협약에는 '누구든지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와 ''모든 아동은 인종이나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 등에 따른 어떤 종류의 차별로부터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나와있다"며 "하지만 그동안 살면서 무수한 차별을 받았고 그 차별이 자녀에게 되물림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엄마가 결혼이주여성이라서 자녀가 다문화 아이로 불리는 현실에 부모의 가슴은 물론 내 자식에게도 피멍으로 얼룩지는 이 차별이 끝은 언제인가"라며 "끝이 없는 차별 속에서 우리는 아프지만 받아들일 수 있어도 우리 아이들이 받는 차별은 받아들일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고 호소했다.
중국의 채금양 공동체 대표는 "결혼 11년 째의 9살 딸과 5살 아들을 키우는 주부이자 한 남자의 아내로 결혼해 지금까지 양산서 살고 있는 이주 여성이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저는 한국을 떠나기 싫을 정도로 한국을 좋아하지만 호소를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모 지방자치단체장이 발언한 '과학적으로 잡종이 강세다', '잘못 지도하면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은 잡종도 아니고 튀기도 아니다"고 반발했다.
이어 "동물에게도 잡종이라는 말을 쓰기가 아주 조심스러운데 어떻게 사람에게 잡종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는지 그 말을 듣고 심장이 떨리고 마음이 아팠다"며 "이번 기회에 양산을 떠나고, 또 대한민국을 떠나 전 세계적으로도 사람에 대한 존중과 사람에 대한 차별은 없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베트남 한지우 공동체 대표는 "양산에는 많은 국가의 다문화가정과 이주노동자가 있지만 가장 불편한 것은, 피부와 생김새가 다르고 한국말을 잘 쓰지 못한다고 우리가 바보인 것은 아니다"며 "일부 사람들의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무시하는 발언은 정말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잡종'과 '튀기'라는 말은 우리 베트남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말로, 한국에 살면서 그동안 차별적인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런 모욕적이고 수치스러운 말은 처음 들어보았다"며 "이 단어의 뜻을 몰라 한국사람들에게 물어볼 정도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지우 대표는 "우리는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으로 살고 있는 만큼 차별받을 이유도 없으며, 우리가 차별받지 않아야 내 아이들도 차별받지 않는다"며 "내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으며 여기 모인 우리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잘 지켜주어야 한다"고 차별화의 반대를 주장했다.
앞서 지난 5월 모 대학에서 열린 '다문화가족을 위한 행복나눔운동회'에서 모 지방자치단체장이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다"며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후 논란이 되자 언론매체를 통해 "튀기들이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로, 다문화 가족을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다"고 해명해 논란이 가중됐다.
한편 양산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다문화가족의 유형별로 이원화 되어 있는 지원서비스를 한 곳에서 보편적이고 포괄적 서비스 제공을 주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news234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