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유해용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재판부 기피신청 이후 40여일 만에 모습 드러내…대부분 증언거부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불공정한 재판을 받고 있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했던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40여일 만에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사실상 증언을 거부하고 있다.
임 전 차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8일 오전 열린 유해용(53·19기)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유 전 연구관은 2015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으로 알려진 김영재·박채윤 부부의 의료용 실 특허소송 자료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통해 청와대에 유출한 혐의 등으로 지난 3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날 재판 초두부터 검찰과 변호인 측이 치열하게 다투면서 오전 재판은 별 다른 진전 없이 마무리됐다.
특히 임 전 차장에 대한 검찰 피고인 신문조서의 진정성립 절차에만 20분이 넘게 걸렸다.
진정성립이란 검찰 조사 당시 적법하게 작성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뜻한다. 통상 증인신문 전 형식적으로 진행되지만, 이날 재판에서는 조서 전체에 대한 내용을 모두 살펴보고 진정성립을 확인할 것인지 아니면 구체적으로 유 전 연구관의 공소사실 부분에 대해서만 진정성립을 확인할 것인지를 놓고 치열하게 공방이 오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사법농단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5.29 mironj19@newspim.com |
유 전 연구관 측이 임 전 차장의 피신조서 중 해당 사건과 관련 있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모두 동의함에 따라 진정성립 문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임 전 차장이 검찰 주신문 사항에 대해 증언거부를 하면서 문제가 됐다.
임 전 차장은 검찰이 자신과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의 과거 법원행정처 근무 이력을 묻자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어 증언 거부하겠다”고 말했고, 검찰은 “증인이 공소사실과의 관련성을 판단해서 증언 거부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다”고 반발했다.
결국 재판부는 재판을 3분간 휴정했다가 정당한 증언거부 사유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임 전 차장은 이후 이어진 검찰 질문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현재 재판을 받고 있어 증언할 수 없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재판부는 오후에 임 전 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간 뒤 곽 전 법무비서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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