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사 마쳐...이달 중 IM 배포 후 입찰 공고 예정
최종구 위원장 "원매자, 재무 안정성 갖춰야...보완 방법도 생각"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절차가 이달 말 본격적으로 개시된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매각을 결정한지 약 3개월 만이다. 하지만 '그럴듯한' 인수 후보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여서 연내 매각 성사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
◆ 이달 중 입찰 공고...인수 후보자 여전히 불투명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이달 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으로 매각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 등은 2개월 가량 진행해온 기업 실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한 뒤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문제는 채권단과 금호 측이 기대하고 있는 대기업들에서 인수를 희망한다는 소식이 아직까지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됐을 당시엔 SK와 한화, 롯데, CJ 등 주요 대기업들의 이름이 주요 인수 후보로 끊임없이 거론됐다. 해당 기업들도 내부적으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따져보는 등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의미 있는 진전이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오히려 각 기업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특히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직접 "100% 인수 의향이 없다"며 확고히 선을 긋기도 했다.
이들이 앞 다퉈 인수 가능성을 부인하고 나선 건 비용부담이 가장 큰 이유였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 인수 뿐 아니라 추후 아시아나항공이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까지 투입해야 할 비용이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설령 욕심이 나더라도 쉽사리 인수를 결정할 수 없는 '비싼 매물'인 셈이다. 이 때문에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등 주요 계열사의 분리매각설(說)도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다.
◆ 최종구 위원장 "보완 방법도 생각"...기업의 적극적 참여 독려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의식한 듯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기업의 조건을 다소 완화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는 본격적인 매각 절차 개시를 앞두고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최 위원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충분한 재무 안전성을 갖고 안정적으로 항공업을 영위할 수 있는 원매자가 나타나길 바란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원매자가) 몇 가지 면에서 괜찮은데 한두 가지 부족하다면 보완해주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 의향을 밝히는 기업이 나타난다면 다소 미흡한 면이 있더라도 이를 보완해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
그러면서도 최 위원장은 분리매각안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거나 한 적이 없다"며 다시 한 번 '통매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 만큼, 함께 매각 돼야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단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로는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개발, 에어서울 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최근 수익성 개선 작업 등을 속도있게 진행하며 '새 주인'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 안건을 통과시키는 등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한 길도 터놨다.
이날 주총 결과, 아시아나항공의 발행 주식 총 수는 기존 4억주에서 6억주로 늘어났고, 전환사채(CB) 발생 한도도 기존 5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뿐만 아니라 비수익 노선 조정과 수익성 개선 방안 마련 등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 올리기 위한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도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관계자는 "매각 주간사 및 채권단 등과 매각 성사를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현재 순조롭게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