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 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거부해 온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지난 6일 무라트 체틴카야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한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을 관보에 게재했다. 2016년 4월에 취임한 체틴카야 총재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였다.
무라트 체틴카야 [사진= 로이터 뉴스핌] |
관보에 구체적인 해임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의 중앙은행 금리 정책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원했지만 체틴카야 총재는 이를 거부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중앙은행은 터키 리라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작년 9월부터 기준금리를 24%로 유지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체틴카야 총재의 갈등은 지난 6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이뤄진 이후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은 체틴카야 총재에게 사퇴를 요구했으나, 그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언급하며 사퇴를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체틴카야 중앙은행 총재의 후임으로는 무라트 우이살 부총재가 임명됐다. 우이살 신임 총재는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운용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을 주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가 인용한 분석가들은 터키 중앙은행이 오는 25일 회의에서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FT는 "신임 총재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라는 압박에 직면할 경우, 터키는 작년 여름 외환 위기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 달러당 터키화 가치는 30% 하락한 바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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