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를 방문한 외국인 휴대전화에 감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 방문객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영국 더 가디언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톈진에서 열린 제3회 월드 인텔리전스 콩그레스(WIC)에 전시된 화웨이의 감시카메라 2019.05.16. [사진=로이터 뉴스핌] |
더 가디언이 뉴욕타임스(NYT), 독일의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 등 언론과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키르기스스탄에서 이케슈탐(Irkeshtam) 국경을 통해 신장자치구를 방문한 외국인은 중국 국경 경찰에 의해 휴대전화를 검사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뿐만 아니라 국경 경찰들은 방문객 휴대폰에 몰래 감시 앱을 설치하고, 이메일·문자·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빼간다는 것이다.
올해 이케슈탐 국경을 통해 신장자치구를 방문한 한 관광객은 매체에 자신의 휴대폰에 설치된 의문의 앱을 보여줬다. 경찰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검사하고 난 뒤 앱이 설치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앱의 명칭은 '펑차이'(蜂采)며, 있는 그대로의 뜻은 '꿀을 수집하는 벌'이다.
관광객들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어떠한 사전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또, 앱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 지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더 가디언이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과 학자들을 만나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해당 앱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휴대폰 안에 있는 광범위한 정보를 수색한다.
이슬람 극단주의 관련 정보부터 달라이 라마의 서적, 일본의 메탈 록 밴드 언홀리 그레이브 등 중국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정보를 찾아낸다.
그러나 다른 OS를 사용하는 아이폰의 경우, 이 앱 설치가 불가해 내부 정보를 스캔하는 특수 리더기를 활용한다.
매체는 해당 앱이 개인정보만 빼가는 용도로만 쓰이는지, 혹은 GPS가 탑재돼 신장자치구 내 관광객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매해 약 1억명의 사람들이 신장자치구를 방문한다. 내·외국인 전부를 포함한 수치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소수 민족 주민들은 무슬림이다. 중국은 그간 이 지역이 이슬람 무장단체와 분리독립주의자들로부터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對)테러 활동을 명분으로 위구르자치구를 대대적으로 감시해 왔다.
최근 2년 동안 감시 수준은 대폭 강화돼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들을 관리·감독하기 위해 도로 곳곳에 안면인식 기능이 탑재된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무장 경찰 검문소를 세워 사상 재교육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상 재교육 센터에선 무슬림들이 불법 구금돼 사회주의 가치관을 교육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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