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19.06.30. |
[LA(어바인)=뉴스핌]김정태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0일 판문점 깜짝 회동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들의 조우 자체가 초유의 역사적 이벤트일 뿐 아니라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핵 문제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결과를 가져 왔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 시각이 늦은 밤임에도 뉴스전문 채널인 CNN과 폭스뉴스는 이날의 이벤트를 생중계했으며 주요 통신사들 역시 실시간 속보를 현지 한국발로 타전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즈 등 주요신문사들도 온라인 뉴스판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 소식을 헤드라인으로 장식하며 자세히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실시간 속보로 미국과 북한이 남북한 비무장지대(DMZ)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핵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각각 서로에게 워싱턴과 평양으로 방문해달라는 초청장을 교환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CNN은 실시간 중계를 통해 따뜻한 인사를 나눈 양 정상이었다며 관계가 확실히 회복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워싱턴 초청이 이뤄진다면 이는 김정은 위원장의 커다란 승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북한에 첫 발을 내디딘 현직 대통령’이란 제목으로 역사적 순간에 방점을 뒀다. 뉴욕타임스(NYT)는 양 정상이 DMZ에서 만나 핵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는 제목으로 게재했다. 이 매체는 판문점에서의 만남이 간단한 악수가 아닌 한 시간에 가까운 회동으로 회담 재개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온라인 뉴스 헤드라인 |
주요 외신들은 ‘판문점 이벤트’에 대한 놀라운 성과를 보도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쇼맨십과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음을 지적했다.
AP통신은 “역사인가? 사진 촬영용인가?'이란 제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쇼맨십을 꼬집었다. WP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서 최대 라이브쇼를 보여주면서 내년 대선을 위한 TV 시청률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임기를 절반 넘긴 트럼프 대통령이 핵문제 해결을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유산의 상징이자 재선가도의 부양책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깜짝 회동’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의미는 분명 있었지만 향후 북핵 협상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안드레이 랜코프 국민대 교수는 WP에 "이렇게 짧은 기간에 북미 정상 회담이 성사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도 "실질적인 북핵 협상 진전을 기대가 높지 않아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랜코프 교수는 "그들은 가시적으로 보여줄 강력한 무엇인가를 원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없었다"면서 "실질적인 진전은 짧은 시간에 이뤄지기 불가능하거나 어렵고, 계속 밀고 나가기에도 여러 난제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NYT는 비평가들의 말을 인용해 판문점 깜짝 회동이 긴장을 완화한 것은 맞지만 애초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 긴장을 고조시켜 놓고 북한과의 갈등을 스스로 해결한 대통령이라고 한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고 전했다.
NYT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긍정적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올해 말까지 보다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북한은 영변 핵 시설 폐기 외에 다른 핵시설들 폐기를 약속하고 미국은 제재를 일부 해제해주는 방식으로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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