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주간 맞아 시민이 제안한 서울시 성평등 언어 10건 공유
시민 개선안 중 전문가 자문 거쳐 우선 공유 대상 선정‧발표
[서울=뉴스핌] 이은지 기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2019년 7월 성평등 주간을 맞아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성차별 언어를 시민의 참여로 바꿔본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시즌2’ 결과를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시민 참여 캠페인에는 총 701명의 시민이 1825건의 개선안을 제안했다.
재단은 이러한 시민 제안 내용들을 국어와 여성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적으로 공유·확산해야 할 10건을 선정, 공유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2019년 7월 성평등 주간을 맞아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성차별 언어를 시민의 참여로 바꿔본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시즌2’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사진=서울시] |
먼저 육아 관련 신조어에 엄마를 지칭하는 ‘맘(Mom)’을 사용하는 것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아이들의 등하원 버스 정류소를 지칭하는 ‘맘스스테이션’은 ‘어린이승하차장’ 으로, 온라인상 운영되는 지역별 ‘맘카페’는 ‘00지역의 육아카페’, 학교 주변을 순찰하는 ‘마미캅’은 ‘아이안전지킴이’ 등 실제 이용하는 어린이를 주체로 하는 단어로 순화하자는 의견이다.
모유수유 공간이 별도로 구분되어 있는 곳도 ‘수유실’이라는 이름 때문에 남성들은 아이를 돌보러 들어가기가 꺼려진다는 의견이 많아 모두가 함께 아기를 돌보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아기쉼터’ 또는 ‘아기휴게실’로 명칭을 바꾸는 것을 권했다.
이밖에도 특정성별, 연령대를 나타내는 ‘김여사’ 라는 단어 보다는 운전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는 ‘운전미숙자’ 로 순화하고, 결혼한 여자와 성숙한 여자를 통틀어 이른다는 ‘부녀자’ 등이 들어간 명칭을 기혼 여부 등을 구분 말고 ‘여성’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있었다.
또 여성의 경력이 단절된 게 아니므로 ‘경력단절여성’ 이 아닌 고용이 되지 않은 상태를 나타내는 ‘고용중단여성’ 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를 제안했고, 여성이 임신 과정에서 주체적으로 선택한다는 의미의 언어로 ‘낙태’를 ‘임신중단’으로 순화하자고 했다.
결혼식장에서 결혼 당사자들이 입장하는 길을 ‘버진(Virgin)로드’라는 단어 대신 ‘웨딩로드’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있었고, ‘맨(Man)’이 전체의 대명사가 되는 것에 대한 지적에 따라 ‘스포츠맨십’은 ‘스포츠정신’으로, ‘비즈니스맨’은 ‘비즈니스퍼슨’ 등 성별 구분 없는 말을 쓰자는 의견이 나왔다.
기업 등의 소득 또는 매출 증대에 크게 이바지하는 상품을 ‘효자’로 비유하기보다 인기가 많은 현상 그대로 ‘인기상품’ 으로 표현하기를 권장했다. 또한, 분수에서 가로줄을 기준으로 분자는 ‘윗수’ 분모는 ‘아랫수’로 부르는 것을 제안했다.
이번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시즌2에 의견을 제안한 701명 중 여성은 76.6%, 남성은 23.4%를 차지했다. 연령대는 30대(41.7%)가 가장 많이 참여했고, 40대(24.3%), 20대(19.4%)가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 중 자녀가 있는 사람은 전체의 51.6%였다.
응답자들이 성차별적이라고 지적한 단어는 ‘호칭(23.8%)’ 관련 단어였다. 그 다음으로 ‘가족관계(23.0%)’, ‘직업, 직장(20.8%)’, ‘육아(12.2%)’, ‘신체(5.6%)’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2018년 성평등 주간에 발표한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시즌1’의 성평등 언어는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서울시 지하철에서 영상으로 상영 중이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누군가가 성차별적이라고 느끼고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들을 시민과 함께 논의하고 바꿔나가는 과정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쓰던 성차별적 단어와 행동들을 돌아보고 기존의 논의를 확장하며 우리 안의 성평등 의식을 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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