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거래 제한 조치에 따라 미국 10여개 지역 이동통신사들이 노키아와 에릭슨 등 다른 업체로 갈아타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간단치 않다는 지적이다.
수 년간 의존한 화웨이 장비를 다른 업체의 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비용 부담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얘기다.
화웨이와 미국 5G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상무부가 90일간의 유예 기간 종료 후 실제로 화웨이 보이콧에 나설 경우 통신 업계에 직접적인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미국의 지역 통신사들이 화웨이 장비를 교체하기 위해 에릭슨과 노키아 등 유럽 업체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앨라배마의 파인 벨트와 와이오밍의 유니온 와이어리스 등이 총 10여개 업체가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저울질하고 있다.
문제는 경쟁사 제품의 가격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 통신 장비 가격이 화웨이에 비해 무려 30~50% 높은 실정이다.
미국 통신사들은 유럽 업체에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한편 미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장비 교체에 따른 상당 규모의 비용 상승을 모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통신사 업체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미 의회가 지난달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하는 지역 통신사에 7억달러의 보조금 지급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이동통신협회(RWA)는 업체들이 화웨이 장비를 타사 제품으로 바꿀 경우 8억~10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파인 벨트의 존 네틀스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에릭슨과 제품 가격 인하 방안을 논이하고 있다”며 “에릭슨 제품을 정가에 구매할 수 있는 지역 통신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노키아 및 에릭슨과 가격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말까지 결론이 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미 지역 통신사들은 대부분 가입자 5만~10만명을 회원으로 확보한 소규모 업체들이다. 버라이존이나 AT&T 등 대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틈새 시장에 의존하는 만큼 장비 교체에 따른 비용을 떠안았다가는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장비 구매에 따른 부담을 서비스 이용료 인상으로 가입자들에게 이전시키는 일도 쉽지 않은 문제다.
이들 업체는 장기간에 걸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는 화웨이 제품을 사용했다. 대부분 업체의 화웨이 의존도가 80% 내외에 이른다.
업계는 이번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앞서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이번 담판에서 화웨이 거래 제한 조치 철회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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