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문서를 위조해 대북 불법 석유판매를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대만인 사업가가 투신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문서를 위조해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석유를 전달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천스셴(54)씨가 지난 21일 한 건물에서 뛰어 내려 목숨을 잃었다.
천 씨의 사망을 둘러싼 이야기는 2017년 말 홍콩에 등록된 선박 '라이트하우스 윈모어(Lighthouse Winmore)'호가 대북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한국 당국에 의해 억류된 것이 시작이다.
천 씨는 마샬군도에 '빌리언스 벙커 그룹(Billions Bunker Group)'이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회사가 전세를 낸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가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삼정2호로 석유 600톤을 전달한 혐의를 받아 재작년 말 한국 당국에 의해 억류됐다.
이후 지난해 대만 당국은 조사에 착수, 천 씨를 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라이트하우스 윈모어가 북한 선박에 석유를 판매하기 위해 공해를 항해했음에도 천 씨가 이 배를 홍콩행으로 허위신고를 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당국은 수사를 위해 천 씨 회사의 자금을 동결하고, 그에게 금융기관 거래 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후 올해 5월 가오슝시(市) 남부의 지방법원은 천 씨에게 119일간의 구금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천 씨는 중국 중개인을 통해 석유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천 씨는 중국이 누명을 씌었다고 주장해왔다. 작년 1월 대만 당국이 그의 자산을 동결했을 당시 그는 한 차례 자살을 시도한 바 있다.
천 씨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앞서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등 선박 10척을 대북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블랙리스트에 올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이 의심되는 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일본 방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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