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환원반응 효율 높인 촉매구조 발견
UNIST, ‘Nature Communications’ 발표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에는 산소환원반응을 돕는 ‘촉매’가 가장 중요하다. 값비싼 귀금속 촉매인 백금(Pt)을 대체하기 위해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보이면서도 값싼 촉매가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 교수팀은 중국 난징대와 공동 연구로 아연(Zn)·질소(N)·탄소(C)로 이뤄진 새 촉매를 합성, 산소환원 반응이 잘 일어나는 활성 자리를 찾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활성 자리를 중심으로 촉매를 설계, 합성하면 더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결과(논문명 “Identifying the structure of Zn-N₂ active sites and structural activation”)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13일 게재됐다.
가능한 전이금속 원자(분홍색)와 탄소(노란색), 질소(파랑색)와의 결합구조 모식도. UNIST 연구팀의 ZnCN은 아연(Zn) 원자 하나와 질소(N) 원자 두 개가 결합한 구조를 가지며 이상적인 산소환원반응 활성자리임을 보인다. [자료=UNIST] |
기존 촉매 연구는 백금을 대체하는 고효율 전이금속 촉매를 합성하는 데 중심을 뒀다. 백금 대신 다른 물질을 써서 고효율을 얻을 수 있는지 살피는 것이다. 새롭게 합성한 촉매 내에서 최적화 반응이 일어나는 구체적 위치를 찾는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에서 백 교수팀은 새로운 전이금속 촉매(ZnNC)를 합성했다. 이어 분광 분석 장비와 원자 내에 전자가 들어가 있는 모양과 에너지를 계산하는 함수를 이용해 산소환원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촉매 구조를 찾아냈다.
연구진이 사용한 분광분석 장비는 ‘X-선 흡광 분석기(X-ray Absorption Fine Spectroscopy)’다. 이 장비는 X-선을 쪼였을 때 물질 내 전자가 X-선을 흡수하는 모양(spectrum)이 물질마다 다르다는 걸 이용한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원자의 종류뿐만 아니라 원자의 결합구조도 밝혀냈다. 그 결과 최적화 촉매 반응 자리가 아연 원자 하나에 질소 원자 두 개가 결합된 ‘Zn-N₂구조’임을 알아냈다. 또 이 구조의 촉매가 백금과 비교해도 산소환원반응 속도가 더 우수하다는 걸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 실험 결과는 이론적인 계산 결과와도 잘 일치했다.
백 교수는 “성능을 중시하는 기존 촉매 개발에서 벗어나 촉매의 활성 자리를 정확히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 연구”라며 “활성 자리 구조를 위주로 촉매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촉매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진은 또 이번 연구에 쓰인 방식을 활용하면 다른 전이금속 촉매의 활성 구조를 찾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