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국회 정상화는 또 다른 파행"
"정상화 별개로 국회서 할 일 할것"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휴일인 23일 오전 긴급성명서를 내고 정부여당의 국회 정상화 의지를 어디에서도 읽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주일 간 여당으로부터 어떠한 협상 시도도 없었다"며 "여당이 (국회) 정상화의 의지 없이 제1야당을 몰아붙이며 남 탓에만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는 24일 국회에서 여야 4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연다면 이는 또 다른 국회 파행 시도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당은 국회 정상화와 별개로 윤석열 검찰총장·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북한 어선 입항과 붉은 수돗물사태 등에 대해서는 상임위에서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뜻도 밝혀 국회 복귀를 시사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leehs@newspim.com |
다음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발표한 긴급성명서 전문이다.
민주주의 정치의 기본 가치인 ‘공존’은 문재인 정권과 집권여당에 의해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민주주의 기본 규칙인 선거제마저 패스트 트랙으로 날치기 처리했다.
이는 패스트트랙을 악용해 제1야당의 견제를 무력화 시키겠다는 것이요, 협조하지 않으면 언제든 그 칼을 휘두르겠다는 의회민주주의 형해화 선언이었다.
이에 대한 사과도 안하고 철회는커녕 합의처리약속도 안하면서 일방적으로 국회를 열겠다고 한다. 지금 청와대와 여당은 제1야당의 ‘백기투항’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제1야당을 국정의 한 축이자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오직 궤멸과 무시의 대상으로 여기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악법과 추경 통과를 위해 그저 거수기 역할만 하라는 것이다. 제1야당의 굴종을 강요하는 집권여당, 민주주의의 ‘민주’라는 당명이 아까울 지경이다.
추경의 경우도 이미 밝혀진 것처럼 예비비 3조원 등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원하는 방향대로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이 존재한다. 그러나 마치 자유한국당이 추경을 막아 경제가 더 어려운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또 3조 6천억 원이나 되는 적자국채 발행을 해야 하는 사실상 ‘국민 빚내서 하는 추경’일 뿐만 아니라, 그 내용과 항목 역시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총선을 위한 선심성 추경, 그리고 일자리 부풀리기 위한 통계 조작 추경이다. 문재인 정권의 정책 실패와 구조적 한계를 교정할 의지는 없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추경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청와대와 여당의 국회 정상화 의지를 그 어디에서도 읽을 수 없다. 실제 지난 일주일 여 간, 더불어민주당 측으로부터의 어떠한 협상 시도도 없다. 언론에는 마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진정 국회를 열고자 한다면 이렇게 제1야당을 몰아붙이고, 나아가 잘못된 정책과 추경을 고집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직 야당 탓, 추경 탓, 남 탓을 위한 여론 프레임에 지나지 않는다.
국회의장과 집권여당은 내일 24일,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열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지난 국회 운영 관행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또 다른 파행 시도이며, 국회를 중립과 균형의 원칙에 따라 운영해나가야 할 국회의장이 헌법이 부여한 그 책무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다. 또한 의회 민주주의 기본에 대한 훼손이다.
그렇다고 이 정권의 폭정과 일방통행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국회는 정상화되지 않더라도 자유한국당은 국회에서 할 일을 할 것이다. 국민의 기본권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권력기관장인 검찰총장, 국세청장의 경우 인사청문회를 통해 적극 검증할 것이다.
또한 북한 선박 삼척항 입항 사건의 경우 그 무능 안보와 무장해제, 청와대 중심 조직적 은폐 의혹 등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함과 동시에 운영위원회, 국방위원회를 통해 실체를 규명할 계획이다. 아울러 ‘붉은 수돗물’ 사태의 책임 및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해 환경노동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를 통해 따져 볼 부분을 따져보고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역할을 다할 것이다.
집권세력은 분명히 기억하길 바란다. 공존의 정치 회복만이 국회 정상화의 유일한 해법이다. 그리고 민생 해결의 첫 단추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