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 파업권 확보…파업 여부 저울질
현대기아차 노사 '4대 핵심과제' 관련 이견 여전
韓 자동차 생산 고비용·저효율 구조 심화 우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완성차업계가 고질적인 노사 갈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르노삼성의 파업이 마무리된 지 얼마지나지 않아 한국GM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 파업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사도 올해 추석전 타결을 목표로 임단협을 진행중이지만, 노사간 입장차가 커 파업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2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지난 20일 올해 임금협상 단체교섭과 관련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해 74.9%의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이로써 오는 24일경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에 나설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지난 13일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 중노위는 노사 간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24일쯤 조정 중지 또는 행정지도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한국GM 노조는 중노위의 결정이 나온 뒤 향후 투쟁 방식과 수위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찬반투표는 노조가 단체행동권 확보 차원에서 해마다 해온 것으로, 실제 파업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 부평공장 [사진=한국GM] |
앞서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과 함께 만 65세 정년 연장, 고용안정협정서 체결 등을 담은 요구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그러나 교섭장의 안전성을 이유로 지난달 30일 계획됐던 단체 교섭에 불참했으며, 이후 교섭은 6차례나 무산됐다.
한국GM은 지난해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6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생산직에 이어 최근엔 사무직까지 희망퇴직을 실시중이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설 경우 한국GM의 경영정상화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최근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단협 투쟁 출정식을 갖고 추석전 타결을 위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나가기로 했다. 노조는 통상임금, 정년연장, 불법파견해소, 고용안정의 4대 핵심과제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거의 매년 파업을 벌여왔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30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진행중이지만 현재까지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질적 노사 갈등에 한국은 작년 기준 자동차 생산 세계 5위에서 7위로 밀려난 상태"라며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데 월급 올려달라고 하는 것은 좀 자제해야 하지 않나, 외국에서 볼때 한국은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심화되는 시장으로 한계가 커지고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