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유니콘 기업 20개 중 10개가 중국 자본 투자기업
중동 인기 동영상 앱 10개 중 9개가 중국산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2019년 초 기준 인도 유니콘 기업 20개 중 10개가 넘는 곳이 중국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중동지역에서 자주 사용되는 10대 쇼트클립 앱 중 9개가 중국 기업 제품이다. 인도, 중동 등 신흥국가에서 '차이나 머니'의 위력을 보여주는 통계 수치다.
중국 자본의 해외투자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 매체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는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지역에 대한 중국 해외투자 자본이 늘어나고 이들 지역에 대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과거 선진국 부동산을 중심으로 해외투자에 나섰던 중국 자본이 신흥시장의 신흥산업으로 투자 대상을 전환하면서, 차이나 머니 해외진출의 2.0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흥국가의 높은 잠재 성장성과 많은 인구로 인한 인구 보너스가 기대되는 점이 중국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가에서 중국 자본이 비교적 빠르고 쉽게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점도 중국 자본의 신흥국 투자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 '차이나 머니' '최애 투자지역'은 동남아시아
최근 1~2년 중국 자본의 해외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인도다. 인도 현지 매체 산하 시장조사기관 유어스토리리서치(YourStoryResearch)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인도에서 190건의 투자가 진행됐고 투자 규모는 41억달러에 달했다. 같은 시기 인도의 유니콘 기업은 20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개가 넘은 유니콘 기업이 중국 자본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중동 시장에서도 중국 자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중동은 풍부한 석유자원을 기반으로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고, 소비 능력도 뛰어나 투자 매력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인터넷 생방송·쇼트클립 등 인터넷 서비스의 활용도와 인기가 높은데, 중국산 앱의 인기가 매우 높다. 2018년 중동 지역 쇼트클립/인터넷 생방송 앱 순위 20위 안에 중국앱이 15개나 됐다. 특히 상위 10위 안에 진입한 앱은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중국 앱이었다.
남미와 아프리카도 중국 자본이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다. 중국 추신쯔번(初心資本) 쉬양양(許旸洋) 대표는 "중동과 인도, 동남아시아에는 이미 기존 투자 강자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서 신규 투자자가 이들 지역에서 유니콘 기업 발굴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남미와 아프리카는 아직 미개척 시장으로 투자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동남아시아 국가는 중국 자본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화교 문화가 발달해 정서적 친밀감이 높아서 사업 환경이 다른 신흥국가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급증하는 중국 투자금에 동남아 현지 스타트업의 몸값도 상승하는 추세다.
한 투자 전문가는 디이차이징르바오와의 인터뷰에서 "텐센트, 알리바바, 아마존 등 중국과 해외 대기업의 동남아 투자가 증가하면서 현지 기업의 가치가 1~1.5배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 동남아시아 디지털 산업 발전, 중국 자본이 주도
중국 자본은 특히 동남아시아 인터넷 신흥 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중국 자본이 인도네시아에 세운 대형 물류기업 J&T익스프레스, 알리바바의 자금을 지원받아 '인도네시아 타오바오'로 불리는 Tokopedia, 베트남 버전 텐센트로 불리는 VGN, 태국 버전 알리바바+타오바오로 불리는 Zilingo 등이 대표적 사례다.
중국 자본의 동남아 투자 전문사인 ATM캐피털의 량민쥔(梁敏俊)은 "동남아는 중국 디지털 경제 '일대일로'의 첫 정착지다. 중국의 오늘이 동남아의 미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양 지역은 높은 호혜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동남아 시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량민쥔은 "동남아 디지털 산업계는 인재, 기술, 공급체인, 자본의 4대 부족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중국은 풍부한 인재와 상품 공급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동남아 디지털 산업 성장에 큰 도움을 주고, 중국 자본은 동남아 시장 개척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핀테크 서비스, 빅데티어, SaaS(Software as a Service) 등 업계가 동남아시아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