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선, NLL서 130㎞ 넘어 삼척항 부두 올 때까지 해경 파악 못해
"신고 접수 후, 매뉴얼대로 처리하는 등 절차상 문제 없어"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북한 어선이 지난 15일 삼척항 방파제 부두에서 발견된 것과 관련 해양경비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19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해경은 오전 6시50분쯤 삼척항 방파제에서 북한 어선이 발견됐다는 상황을 군 당국에 알렸다. 당시 신고자는 조업 중이던 어민이 아니라 민간인으로 확인됐다.
군의 발표와 달리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 스스로 정박시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합동참모본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이 민간인은 “북한 말투를 쓰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취지로 112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원경찰청이 삼척파출소에 이 사실을 통보하는 동시에 해경에도 전파했다.
군 당국은 물론 해경과 해군까지 신고가 접수되기 전까지는 북한 어선이 삼척항 방파제로 넘어오는 동안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셈이다. 동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 삼척항 부두까지의 거리는 총 130㎞다.
해경은 신고된 지 40여분이 지난 오전 7시30분쯤 삼척항 인근에서 경비 활동 중이던 50t급 함정을 이용해 보안을 유지할 수 있는 동해항으로 북한 어선을 예인했다.
다만 해경은 북한 어선이 목선이고 크기가 작아 감시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해경 관계자는 “어선의 크기와 높이, 선박의 속도, 레이더의 조사 방향 등의 영향도 있었고 목선이 당시 파고보다 낮아 식별이 어려웠다”며 “우선 북한 어선 발견에 따라 관계 당국에 상황을 전파하고 어선을 예인, 이후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등 절차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함참 역시 17일 관련 브리핑에서 “소형 목선은 일부 탐지가 제한되는 점을 확인했다”며 “북한 선박의 높이(1.3m)가 파고(1.5~2m)보다 낮아 해안 감시레이더의 감시 요원이 파도로 인한 반사파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처럼 민간이 군·경보다 북한 어선을 먼저 발견한 사례는 지난 2002년과 2009년에 두 차례 있었다.
한편 정부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 선박 및 선원 발견 사실과 송환 계획을 북측에 통보했다. 북한 어선에 타고 있던 4명 중 2명은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귀환했다. 나머지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혀 남한에 남았다. 귀환한 선원 2명은 30대와 50대 남성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관계기관 합동심문조사와 하나원 입소 등 일반적으로 탈북민이 거치는 절차를 밟게 된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