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의혹 수사 앞두고 마룻바닥 등에 증거 은폐한 혐의
검찰, ‘증거인멸’ 수사 마무리 단계…본류 수사 집중할 듯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앞두고 증거 인멸한 혐의를 받는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오늘 첫 재판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10시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삼성전자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 백 모 상무와 보안선진화TF 서 모 상무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이들에 앞서 재판에 넘겨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리 안 모 씨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양 모 상무·이 모 부장도 같은 재판부 심리로 같은 시각에 첫 재판을 받는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금융당국의 검찰 고발로 분식회계 수사가 시작될 것에 대비해 회사 공용서버와 직원들의 PC 등을 은닉하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수사 시작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서 등이 조직적으로 은폐된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지난달 7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마룻바닥 밑에 숨겨진 다수의 서버와 직원 노트북 수십 대, 저장장치 등을 확보했다.
이들은 삼성바이오와 에피스 직원 수십명에게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에서 ‘JY(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이니셜)’, ‘미전실’, ‘합병’ 등 단어를 검색해 관련 문건을 삭제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은폐가 ‘윗선’ 지시로 이뤄진 조직적 범행이라고 보고 수사를 윗선으로 확대해왔다. 현재까지 삼성바이오의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구속된 삼성전자 임직원은 김홍경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과 박문호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을 포함한 8명이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이 17시간의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정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검찰은 조만간 증거인멸 관련 수사를 마무리 짓고 본류인 회계 부정 혐의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는 이제 거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며 “향후 증거인멸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회계 분식과 그와 연관된 범죄 혐의들에 대해 더욱 집중해 수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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