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월 2%대로 진입한 이후 5월 2.7%까지 치솟으면서 중국 정부가 연초 제시한 올해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3%를 돌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요인이 된 과일, 돼지고기 등 식품 가격 상승세가 마냥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CPI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CPI 상승폭은 전년 동기 대비 2.7%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2월(2.9%)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중국의 CPI는 올해 1∼2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대에서 3월 2.3%로 껑충 올라선 이후 4월 2.5%, 5월 2.7%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료=중국 매체 신랑(新浪)] |
이번 5월 CPI가 가파르게 오른데에는 사과를 비롯한 과일과 돼지고기 등 식품 가격 상승세가 크게 작용했다.
5월 과일 가격의 상승률은 26.7%로 전월 대비 14.8%p 올라갔다. 이는 CPI가 0.48%p 상승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또 5월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률은 18.2%로 지난달과 비교해 3.8%p 상승해 CPI를 0.38%p 높이는데 영향을 줬다.
한쥔진(韓俊近)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은 “최근 과일, 돼지고기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의 급등세는 전년기 기후 및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의 영향이 컸다”며 “이들 식품 가격 상승은 일부 계절적, 주기적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국가통계국 관계자는 과일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에 대해 지난해 기상재해에 따른 사과, 배의 생산량 감소로 올해 재고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올해 남부 지역의 강우일수 증가로 제철 과일 공급량이 감소한 것도 공급부족의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돼지고기의 경우 중국 전역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되면서 개체 수가 급감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중국 매장에서 판매 중인 사과 [사진=바이두] |
중국 전문가들은 과일, 돼지고기 등 물가 상승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이위메이(隋玉美) 산둥 서우광(壽光)농산물물류원 가격지수센터 책임자는 “6월에는 기온 상승과 각지 과일·채소 생산량이 늘어나고, 거래 비수기 진입에 따라 수요가 감소하면 과일·채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무부 관계자도 최근 기온이 올라가면서 제철 과일의 시장 출하량이 증가해 급등세를 보이던 과일 가격도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산둥의 체리, 허베이의 참외, 천도복숭아 등 시장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각지의 과일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어 돼지고기는 중국 당국이 축산 농가 지원 정책으로 사육 개체 수 증가를 유도하고, 돼지고기 수입량을 확대해 공급을 늘림으로써 가격 안정화를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의 CPI가 향후 몇 개월간 상승하며 중국 정부 당국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3%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면서도 3%를 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현실화되려면 유가와 돼지고기 가격이 동시에 지속적으로 올라야 하지만 최근 유가 추이를 보면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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