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국경일인 12일(현지시간) 탐사보도기자 이반 골루노프 사건에 연루된 현지 경찰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러시아 경찰이 이날 시위대 중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포함, 500명이 넘는 시민들을 연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1000명 이상이 모인 시위대는 모스크바 중심부를 행진하며 "러시아는 자유로워 질 것이다", "푸틴없는 러시아", "차르를 타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이날 20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시위대 체포 등을 모니터링하는 인권단체인 OVD-Info는 경찰이 513명을 연행했다고 전했다. 단체는 경찰이 이들 상당수를 무혐의로 석방하고 일부를 기소했다고 알렸다.
앞서 지난 6일 현지 경찰은 이반 골루노프를 체포한 뒤 마약 거래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이반 골루노프는 모스크바 공무원의 부패를 보도한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러나 경찰 당국은 11일 골루노프 지지자들의 항의에 부딪혀 골루노프에 대한 마약류 유통 혐의를 전격 취하하고 그를 석방했다.
당국은 골루노프를 석방하고 그를 모함한 이들에 대한 처벌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소비에트연방으로부터 러시아의 자립을 기념하는 '러시아의 날'을 맞아 12일 시위를 열였다.
언론인과 시민운동가들로 대부분 구성된 지지자들은 골루노프의 사건이 이례적인 언론 통합과 사회불안 증가를 우려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의 신속한 대응 전환을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의 생활수준이 악화되면서 사회불안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러시아 유력 일간지 RBC, 코메르산트, 베도모스티는 1면에 '나/우리는 이반 골루노프이다'라는 동일한 슬로건을 헤드라인으로 썼다.
당국은 시위가 불법적이고 공공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에서는 1명 이상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려면 시간과 장소를 사전에 고지해 당국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경찰관들이 탐사보도 기자 이반 골루노프 지지 시위에 참석한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연행하고 있다. 2019.06.12.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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