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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다뉴브강 침몰사고 전 '선박통행량 위험수준'경고 있었다"

기사입력 : 2019년06월12일 16:50

최종수정 : 2019년06월12일 16:51

"관광업 타격 우려해 안전 경고 무시"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하기 수년 전부터 다뉴브강 선박 통행량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전 경고가 있었으나 헝가리 당국이 이를 무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헝가리 유람선 참사가 발생하기 전 선박 간의 소통 부족이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다뉴브강의 선박 통행량을 경고하는 보고서 최소 두 건이 나왔으나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2013년 부다페스트시(市)가 의뢰한 연구 보고서에는 유람선 수의 증가로 다뉴브강 수로가 혼잡해졌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부다페스트 교통 당국이 작성한 보고서에서도 다뉴브강을 오고 가는 "선박들과 유람선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1990년부터 2010년까지 부다페스트 시장을 지냈던 가보르 뎀스키는 "시 공무원들은 (다뉴브강의) 혼잡한 교통량의 위험성과 관련해 경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뎀스키 전 시장은 이어 "하지만 그들은 행동하는 데 실패했다. (다뉴브강 관광이) 수익성 높은 사업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관광업이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한 헝가리 당국이 이 같은 안전 경고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국제투명성기구 헝가리 지부의 법률 책임자인 미클로스 리게티는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을 통행하는 유람선 수 증가가 심각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사업적인 이유에서 무시됐는지 당국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는 이어 만약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대한 과실이며, 기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다뉴브강을 오고 가는 선박의 숫자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에서 2017년 사이에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 지역에서의 다뉴브강 통행량은 무려 89% 증가했다. 2004년부터 2017년 사이 다뉴브강을 오고가는 크루즈선의 수는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세르비아 선박 운송 협회의 브라니슬라브 바이다 회장은 수도인 베오그라드 안팎에서도 다뉴브강이 붐비는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며 세르비아에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것은 오직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관광산업에 정통한 이들은 사고 발생 이후 며칠 동안 당국이 허가 없이 운항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단속에 들어가면서 교통량이 줄어든 듯 보일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많은 이들이 이 같은 조치가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선박 통행량 증가 수준이 부다페스트 주민들이 대기 오염도 덩달아 심각해졌다고 입을 모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뉴브강의 길이가 1800마일(약 2896.81km)에 이르는 탓에 강의 교통 및 안전 상황을 완전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독일에서 발원해 흑해까지 흘러들어가는 다뉴브강은 유럽 10개국을 관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29일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추돌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에는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선장, 승무원 2명을 포함해 총 35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한국인 관광객 7명은 구조됐지만 7명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이후 수색 및 인양 작업이 진행됐으며, 한국인 사망자는 22명으로 늘어났다. 한국인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침몰됐던 허블레아니호가 11일(현지시간) 인양된 뒤 정밀 수색을 위해 바지선에 실려 옮겨지고 있다. 2019.6.11. [사진=로이터 뉴스핌]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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