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중심에 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노트북 신제품 출시를 무기한 연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 금지’ 조치를 배경으로 지목했다.
11일(현지시각) 화웨이 소비자 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유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사 노트북 ‘메이트북(Matebook)’ 시리즈의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이 계획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밝혔다.
중국 국기 위에 비치는 화웨이 로고 그림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미국 기업들과의 거래를 금지한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금지’ 리스트에 화웨이가 오른 것이 신제품 출시 계획이 연기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유 CEO는 “PC를 공급할 수가 없다”면서 현재의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매체는 이번이 미국의 거래금지 조치로 화웨이 제품 출시가 연기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메이트북 신제품 출시 시점에 대한 질문에 유 CEO는 “미국의 거래금지 리스트에 화웨이가 얼마나 오래 올라와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현 상황이 길어질 경우 신제품 출시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자사 소비재 부품의 상당 부분을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으며, 최고 사양인 메이트북 X프로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운영시스템과 인텔 반도체를 사용 중이다.
유 CEO는 화웨이가 미국 거래금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부품 재고를 늘리는 등 자구책을 마련 중이고, 자체적인 운영시스템도 개발 중으로 이르면 올해 중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화웨이가 프로세서 등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있지만, 기타 부품의 경우 미국 기술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웨이의 핵심 사업이 네트워크 장비 판매이긴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스마트폰과 랩탑, 웨어러블 등 소비재 부문이 매출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만큼 노트북 신제품 출시 계획 연기는 미국의 압박이 화웨이에 실질적인 충격을 초래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날 중국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 쇼 ‘CES 아시아 2019’에서는 샤오양 화웨이 최고전략책임자(CSO)가 화웨이의 스마트폰 세계 1위 목표 달성 시기가 당초 기대했던 올해 4분기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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