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물질의 비대칭적 상호작용 발견
서강대 정명화 교수팀 연구성과
자성 메모리 뛰어넘는 메모리 응용 기대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전원이 끊겨도 저장되고 고속으로 동작하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꼽히는 ‘자성(磁性) 메모리(M램)’의 속도와 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줄 기술이 개발됐다.
서강대 물리학과 정명화 교수 연구팀은 자성 물질 사이에 숨겨진 자기적 상호작용을 규명, 자성 메모리의 속도와 저장용량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줄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결과(논문명 “Long-range chiral exchange interaction in synthetic antiferromagnets”)는 재료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지난 3일 게재됐다.
(그림) 비대칭 층간 상호작용에 대한 모식도 : (a) 자성 박막의 단일층 및 다층 단위에서 보이는 비대칭 상호작용의 모식도. (b) 두 자성층의 스핀 방향이 서로 평행한 상태와 반평행한 상태에 수평 방향의 자기장에 의해 변화하는 스핀 상태의 모식도. (c) 실험 방법에 대한 모식도. [그림=과기정통부] |
연구진에 따르면 어디서나 동영상을 실시간 재생하고 사물인터넷이 익숙해지면서 대용량 정보 저장장치 개발이 활발하다. 그 중 ‘자성(磁性) 메모리(M램)’는 전원이 끊겨도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에다 고속 동작 등으로 장점을 갖춰 최근 상용화하고 있다.
전류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메모리와 달리 자성 메모리는 전자의 스핀(회전)에 의한 자성을 이용한다. 두 개의 자성물질에서 자화 방향이 같거나 반대일 때 0 또는 1의 정보가 기록된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화 방향을 바꿀 때 필요한 소비 전력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자성물질에서 대칭적 상호작용에 의한 동일·반대 두 가지 자화(磁化) 방향뿐만 아니라 비대칭적 상호작용에 의한 자화 방향도 있음을 발견했다. 3차원 스핀 구조에 정보를 저장함으로써 자성 메모리의 속도와 용량을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비대칭적 상호작용은 두 자성물질 사이에 있는 비자성 물질에 의해 대칭성이 붕괴되면서 발생한다. 자성 물질의 종류에 무관하게 재현된다. 두 자성물질 사이에 숨겨진 새로운 자기적 상호작용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인 큰 의미가 있다.
비대칭적 자기 상호작용을 이용하면 자성물질에서 동일·반대 방향의 대칭적 스핀 구조뿐만 아니라 비대칭적 특이한 스핀 구조를 구성할 수 있다. 이로써 0과 1의 이진법을 뛰어 넘어 더욱 빠르고 데이터 용량이 큰 신개념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 응용도 가능하다.
정명화 교수는 “자성 박막 사이에 존재하는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자기적 상호작용을 밝혔다는 데 이번 연구의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메모리 소자의 저장 용량 한계를 극복하고 자성 소재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 새로운 형태의 자성 메모리 소자를 디자인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