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독일 사회민주당(SPD)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에서 탈퇴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녹색당과 좌파당 등 좌파 정당들과의 새로운 연합을 꾸릴 기미를 보이고 있다.
사민당 대표 사임 이후 잇따른 당내 혼란으로 독일 정부의 미래 향방이 불투명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연정 소수파인 사민당 내 고위 당원들은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과의 연합에서 나와 좌파 정당 연합을 결성하겠다고 현지 매체를 통해 뜻을 밝혔다.
이들은 녹색당, 구동독 공산당을 계승한 좌파당과 3당 연합 구성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랄프 스테그너 사민당 부대표는 독일 매체인 프랑크프루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을 통해 좌파 연합이 보수 정당들과의 연합을 대체할 전략적 대안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현지 매체인 쥐트도이체 차이퉁 토요일 판에 따르면 사민당 소속의 말루 드라이어 라인란트팔츠주 총리는 "우리는 신뢰도를 키우기 위해서는 다른 무리가 필요하다. 첫번째 옵션은 당연히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 연합이다"라며 좌파 연합에 힘을 실었다.
앞서 지난 2일 안드레아 날레스 사민당 대표는 유럽연회 선거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선언했다.
유럽의 가장 큰 중도좌파 정당 중 하나인 사민당은 수 세대에 걸쳐 보수당과 번갈아 가며 정권을 이끌었지만 최근 두 번의 임기동안 기민당의 파트너 역할을 연속 수행하는 등 위세가 약화된 모습을 보이며 지지율을 다소 잃었다.
지난달 26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사민당은 15.8%의 득표율로 집권 당 연합과 녹색당에 이어 3위에 그쳤다. 같은 날 브레멘 주 선거에서는 기민당에 밀려 70년만에 주 정권을 내주기도 했다.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사민당은 이보다 낮은 12%의 지지율을 얻었다.
한편, 로이터는 좌파 정당간 연합이 메르켈 총리의 사퇴를 재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조기 총선이 추진돼 과반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는 소수 정부 혹은 다루기 힘든 3당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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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스테그너 독일 사민당(SPD) 부대표가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본에서 열린 당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8.01.21.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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