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북한 경제 전문가들이 4일(현지시간) 남북 경협이 가능해진다 해도 북한경제의 발전을 이루려면 반드시 관철해야 할 전제조건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문가들은 이날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과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트로이 스탠거론 KEI 선임국장은 북한의 임금 지불 절차가 투명해지지 않으면 아무리 한국이 도와준다 해도 북한의 실물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지난해 4월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남북공동성언인 '판문점 선언'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
개성공단을 포함해 앞으로 남북 경협이 이뤄지는 사업장에서는 북한 직원들이 직접 임금을 받아야 북한 내수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탠거론 국장은 현행 규정에도 개성공단 노동자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불하라고 명시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개성공단에서 수출용 상품 보다 북한 주민이 구입할 수 있는 내수용 상품을 제조해야 개성공단을 북한 경제에 융합시키고 경제발전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확한 경제 통계와 자료를 발표해야 외국 투자자들이 북한의 상황을 이해하고 알맞은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스태거론 국장은 북한의 실업률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만큼, 자료 수집 단계부터 개혁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북한은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통화기금(IMF)부터 가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함꼐 토론자로 나선 카일 페리어 KEI 학술국장은 무엇보다 인권 상황이 개선돼야 남북 경협 등 대북 투자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미 의회가 2016년 제정한 '북한 제재와 정책강화법'에 따르면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를 철폐하는 등 획기적인 인권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미국 정부는 대북 제재를 해제할 수 없도록 높은 기준을 세워놓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페리어 국장은 한국 정부는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면 인권 상황은 자연스레 개선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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