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의 차세대 이동통신망(5G) 구축 사업에서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영국 정부에 직접 요구할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미국과 영국 당국자들을 인용, 미국 행정부의 거듭된 설득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가 화웨이 보이콧에 전면 동참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3~5일 영국 방문 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직접 화웨이 관련 입장에 대해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회 유엔총회에 참석해 별도로 만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를 고립시키기 위한 전방위적 공격을 가하며 동맹국들에게도 스파이 위협이 있으니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라고 촉구해 왔다. 이 가운데 영국 정부가 5G 사업의 비핵심 부문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용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소식통 한 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메이 총리에게 직접, 그리고 공개적으로도 화웨이 배제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화웨이 배제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당초 계획을 강행한다면 양국 간 관계가 틀어지는 것도 감수하는 강경 태도로 나가겠다는 의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30일 영국 정부가 화웨이와 관련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이러한 사안은 한 번의 회의로 결정될 수 없다. 마크 세드월 영국 국가안보보좌관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에도 동맹국들에 화웨이 문제를 거론하며 미국 정부의 뜻에 따르지 않으면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국 국무부 사이버ㆍ국제정보통신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다른 국가들이 5G 구축에 있어서 신뢰할 수 없는 업체와 거래하면, 미국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의 정보 공유를 지속할지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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