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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세계최대 기술학회 'IEEE'에서 배제...中 학자들 '반발'

기사입력 : 2019년05월30일 16:09

최종수정 : 2019년05월30일 16:09

IEEE "화웨이 검토위원, 학술지 심사 금지..美정부, 수출금지 준수"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세계최대 기술학회인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에서 학술지 심사활동이 금지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확인한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에 본부를 둔 IEEE는 더 이상 화웨이 측 검토위원들을 협회 학술지의 '동료심사(peer-review; 동등한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로부터 평가를 받음)' 과정에 참여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IEEE는 국제연구 협력과 인공지능(AI)·나노기술 등 전 세계 산업표준 설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IEEE는 이에 대해 이메일에서 화웨이를 '수출금지 리스트'에 올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엄청난 법률적 여파가 예상되는 만큼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IEEE는 이같은 조치는 "리스트에 올라간 화웨이 기업들의 능력과, 대중에게 일반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특정 활동에 참여하는 화웨이 직원들을 제약하는 미국 정부의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여기에는 출판물에 대한 동료심사와 편집 과정의 특정 부문이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다만, 협회는 IEEE 회원인 화웨이 직원들은 투표와 출판을 위한 기술논문 제출, IEEE 주최 회의 참석, IEEE 후원 및 IEE로부터의 수상은 가능하다고 했다. 또 IEEE 표준 개발 회의에 참석해 새 표준 제안서를 내놓고, 표준 기술 제안과 관련한 공개 토론에 참여하는 등 표준 설정에서 지속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FT는 화웨이 직원과 IEEE의 협력이 미국의 대(對)화웨이 수출로 간주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이메일에서 설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권은 중국 정부의 감시활동에 적용될 수 있는 AI 분야 등에서 서방 기관이 중국 연구자들과 협력하는 데 우려를 표시해온 바 있다.

화웨이의 검토위원들이 IEEE 출판물 심사과정에서 배제되는 것은 5세대 이동통신(5G) 공급과 스마트시티 기술 개발 부문에서 세계 1위가 되려는 회사 계획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FT는 바라봤다.

중국 학술계는 화웨이 검토위원들의 배제가 화웨가 후원했거나 주도했던 연구 출판물의 제출 조차 금지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의 많은 연구원이 IEEE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북경대학교의 나노기술 연구원인 장 하이샤는 두 건의 IEEE 출판물을 담당하는 편집위원회에서 사임했다고 FT는 전했다. 장 연구원은 개인 블로그에 게재한 공개 서한을 통해 IEEE는 미국의 기관이 아니라 '국제사회(international society)'를 의미한다고 했다.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의 수출금지 조치로 미국 공급업체 약 1200곳과 거래가 끊기고,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대한 접근 권한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상무부는 지난 21일 화웨이 수출금지 조치와 관련, 90일간의 유예를 둔 바 있다.

화웨이는 반도체 기술 기준을 세우는 JEDEC와 와이파이 기술의 표준을 정하는 와이파이연맹(Wi-Fi Alliance),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에 쓰이는 SD 메모리카드의 업계 표준을 결정하는 SD 협회 등에서도 배제된 상태라고 FT는 보도했다.

화웨이와 미국 5G [사진=로이터 뉴스핌]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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