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이오픈 스폰서 초청으로…첫날 이븐파 기록했으나 둘쨋날 80타 쳐 ‘격세지감’
일각에서 투어 복귀에 관심 보였으나 현실적으로 힘들 듯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약 3년전 투어 무대에서 은퇴한 허석호(46)가 일본골프투어(JGTO) 간사이오픈 골프챔피언십(총상금 7000만엔)에 ‘깜짝 출전’했다.
허석호는 23일 일본 나라현 고마CC(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이븐파(버디3 보기3) 72타를 치며 중위권에 포진했다. 그러나 24일 열린 2라운드에서는 8오버파(버디1 보기7 더블보기1) 80타로 부진했다. 그는 2라운드합계 8오버파 152타(72·80)로 커트라인(이븐파 144타)에 8타 뒤져 탈락했다.
2001년 일본으로 건너간 허석호는 2002년 7월 주겐산교오픈에서 첫 승을 올렸고, 2008년 11월 렉서스챔피언십에서 투어 통산 8승째를 거뒀다. 그러나 그 이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고, 2016시즌을 끝으로 투어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후진을 양성하고 TV 레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제2의 골프 인생을 가고 있다.
이번주 일본골프투어 간사이오픈 골프챔피언십에 출전한 허석호(오른쪽)가 지인과 얘기하고 있다. [사진=JGTO] |
그런 허석호가 이번 대회에 출전한 것은 대회 스폰서가 초청했기 때문이다. 허석호는 올해 레슨 프로그램 촬영장소로 고마CC를 택했는데, 그 인연으로 이번 대회에 초청받은 것이다.
허석호는 JGTO 시절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했고, 신사다운 매너로 많은 팬들을 확보했다. 그 때의 기억이 이번 대회 초청 요인으로도 작용했을 법하다.
허석호는 JGTO에서 한국선수로는 김경태(13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우승컵을 안았다.
그러나 투어 데뷔전에서 실격당한 아픔도 갖고 있다. 그의 투어 데뷔전은 2002년 초 열린 도켄 코퍼레이션컵이었다. 그는 첫날 69타로 공동 5위에 나섰으나 동반자의 어필로 실격당했다. 허석호는 나무 아래에 멈춘 볼을 치기 직전 연습스윙을 하면서 나뭇잎 몇 개를 떨어뜨렸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그러나 동반자는 “연습스윙 때 나뭇잎을 떨어뜨린 것은 스윙구역을 개선한 것이고, 그 2벌타를 스코어에 가산하지 않은 채 스코어카드를 냈기 때문에 스코어 오기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받아들여져 허석호는 ‘데뷔전 실격’이라는 아픔을 간직한 채 JGTO 생활을 해야 했다.
허석호가 모처럼 JGTO 대회에 나서자 일각에서는 그의 투어 컴백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여러가지 골프 비즈니스를 뒤로 한 채 투어에 복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대회에는 허석호 뿐 아니라 그와 동갑인 장익제, 허석호보다 한 살 많은 양용은도 출전했다. 장익제와 양용은 역시 2라운드 후 커트 탈락했다.
일본골프계의 황금 시대 ‘AON’(아오키-오자키-나카지마)을 연 트리오 중 한 명인 토미 나카지마(65)도 출전했다. 투어 통산 48승의 나카지마는 양용은과 같은 합계 2오버파 146타로 커트탈락했다. 나카지마는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 17번홀(파4·로드홀)에서 9타를, 오거스타 내셔널GC 13번홀(파5)에서 역대 최고타인 13타를 기록한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