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CAA 남자골프 챔피언십에서 브리검영대 종교적 이유로 예외 인정받아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라운드란 위원회가 정한 순서대로 18개홀의 홀 또는 그 이하의 홀을 플레이하는 것을 말한다’
골프 규칙에 나온 라운드에 대한 정의다.
3라운드 또는 4라운드로 진행되는 골프 대회(스트로크플레이)는 대개 1,2,3라운드 또는 1,2,3,4라운드의 순서대로 펼쳐진다. 1,2라운드를 벌인 후 커트를 하고 커트를 통과한 선수들이 3,4라운드에 진출해 우승을 다투는 식이다.
그런데 그런 순서를 무시하고 3라운드를 1,2라운드보다 먼저 플레이한 사례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Ⅰ 남자골프 챔피언십에서 나왔다.
미국 NCAA 남자골프 챔피언십이 열리는 아칸소주 블레싱GC.[사진=골프위크] |
미국 대학골프 최강을 가리는 이 대회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아칸소주 페이에트빌의 블레싱GC(파72·길이7550야드)에서 시작됐다. 미국 대학 강호 30개 팀이 나와 단체전과 개인전을 병행한다.
대회 1라운드 직전일인 23일은 공식 연습라운드 날이었다. 29개팀은 연습라운드에 열중했으나 한 팀만 오전 일찍 연습라운드를 마치고 오후에 곧바로 대회를 치렀다. 그런데 그것은 1라운드가 아니라 3라운드였다.
주인공은 미국 유타주에 소재한 브리검영대(BYU)다. BYU는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모르몬교)에서 운영하는 미국에서 가장 큰 종교대학이자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사립대다. BYU는 종교적인 이유로 일요일에는 다른 일이나 업무를 보지 않는다. 다가오는 일요일인 26일엔 이번 대회 3라운드가 열릴 예정인데, NCAA에서 BYU의 이같은 특수한 사정을 받아들여 1,2라운드에 앞서 미리 3라운드를 치르게 조치한 것이다. 지난해 오클라호마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도 BYU는 NCAA의 협조로 3라운드를 먼저 플레이했다.
BYU는 그러나 이날 치른 3라운드에서 21오버파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NCAA의 선처가 다소 무색해졌다.
BYU는 먼저 치른 3라운드는 단독으로 플레이했으나 1,2라운드에서는 클렘슨대, 조지아대와 같은 조로 묶여 기량을 겨룬다. 이 대회는 월요일까지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플레이를 펼쳐 15개팀을 가린 후 28일엔 8강전과 4강전, 29일엔 결승전을 치른다.
1,2라운드에 앞서 3라운드를 먼저 치를 수 있도록 한 NCAA의 조치가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골프대회에서도 통할까? 다양성을 존중하는 미국의 일면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