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 외 평안북도 박천·태천, 황해북도 평산 등 분포 추정
"핵 시설 구체적 위치 모두 파악하기는 어려워"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핵시설 5곳에 이미 알려진 영변 핵시설과 풍계리 핵실험장 외에도 강선 우라늄 농축시설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2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측에 폐기할 것을) 언급한 5곳은 북한 내 핵생산 단지 위치에 대한 추정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 핵시설 5곳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북한 영변 핵시설 [사진=38노스] |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 핵 프로그램은 핵무기 제조 및 실험장, 핵물질 및 핵탄두 생산시설, 핵탄두 재진입체 결합 등 방대한 범위의 시설로 구성돼 있는 만큼, 미국 정보당국도 북한 내 모든 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듯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내 추가적인 비밀 핵시설은 강선 발전소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곳에서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 외곽에 있는 강선 발전소는 북한의 비밀 핵시설로 꾸준히 거론 돼왔던 곳이다. 전문가들은 이곳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안북도 박천과 태천, 황해북도 평산 등에 핵 시설이 분포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우라늄 농축 공장과 원심분리기는 확실한 특징이 없기 때문에 잘 숨길 수 있다"며 "핵무기 부품공장 역시 눈에 띄는 특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숨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핵물질인 플루토늄과 농축 우라늄 생산시설은 규모가 크지 않은 여러 개의 방으로 구성된 지하시설인 만큼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홍종현 미술기자= 북한의 핵 보유 현황 |
반면 재처리 시설의 경우 고방사성 물질 및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두꺼운 콘크리트 벽이 필수적이고, 원자로의 경우 고열을 방출하는 만큼 완전히 은닉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켈시 데번포트 미국 군축협회(ACA) 비확산정책 국장은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외 비밀 시설에서 핵물질인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고 판단하지만, 이들 시설들의 구체적인 위치를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위성사진 분석에서 북한이 운영하는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 중 하나로 강선을 지목됐다. 이 곳의 특징은 농축시설과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북한 무기 프로그램의 일부인 비밀시설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데번포트 국장은 "북한 핵 프로그램 정의에 핵탄두 운반체인 탄도미사일 제조와 실험장까지 포함하면 이와 관련된 시설의 수가 상당히 많아진다"면서 "영변 핵시설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속도를 늦추는 데 중요하기는 하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많은 추가 비밀시설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