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의 통합막료감부(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로 긴박했던 2017년 당시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의 대응을 검토했었다고 17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전 통합막료장(합참의장)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달 퇴임한 가와노 전 통합막료장은 4년 반 동안 자위대를 이끌었다.
가와노 전 통합막료장은 임기 중에 가장 긴박했던 때로 2017년을 꼽았다. 당시 북한은 동해안과 태평양에 탄도미사일 발사를 거듭했으며, 9월에는 6차 핵실험에 나섰다. 북미 정상은 서로를 '로켓맨', '늙다리'라고 부르며 비난을 주고받았다.
가와노 전 통합 막료장은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과는 전화로 2~3일에 한 번씩, 해리 해리스 당시 태평양사령관과도 정보를 교환했다"며 "미군이 군사행동에 나서 한반도 유사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2016년 시행된 안보법제 하에서 자위대가 어떻게 움직일지 통합막료감부에서 '두뇌체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이 공격에 나설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을 피했지만 "북한을 방치하면 미국의 국익에 큰 손해가 되는 단계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군사공격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였다고 말했다.
당시 통합막료감부는 안보법제에 따라,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자위대가 미군을 후방지원할 수 있는 "중요 영향사태"나,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에 미군에 대한 공격에 자위대가 반격할 수 있는 "존립위기사태" 등을 상정한 것으로 보인다.
가와노 전 통합막료장은 "다행히 미군 쪽에서 군사행동을 한다는 연락은 없었다"면서도 "총리에게는 수시로 미군의 태세를 보고했었다"고 말했다.
2014년 10월 취임한 가와노 전 통합막료장은 역대 최장 임기 기록을 세우고 지난달 퇴임했다. 1954년생으로 임기 도중 정년(62세)을 넘겼지만, 아베 총리의 신임을 받으며 정년이 세 번 연장됐다.
지난 2017년 5월엔 외신기자협회 강연에서,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자위대 명기 개헌안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다"고 답을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일본에서 자위대는 정치적 행동에서 제한을 받고 있다.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전 통합막료장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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