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항공, 11월 비공개 회의서 보잉 임원진에 결함 수정 강력 촉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두 차례 추락 사고를 낸 여객기 보잉 '737 맥스'와 관련해 미국 항공사 아메리칸 항공(American Airlines)이 첫 추락 직후 보잉 임원진에 운항 중지를 강력히 촉구했었던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우려된다.
탑승자 157명 전원의 생명을 앗아간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1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아메리칸 항공이 작년 10월 인도네시아 여객기 추락사고 뒤인 11월 27일 보잉 임원진 등이 참석한 비공개회의에서 결함이 의심되는 소프트웨어를 당장 손볼 것을 강력히 촉구했으며, 보잉이 당국에 737 맥스 운항중지에 관한 긴급 조치를 취하도록 나서라고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잉 임원진은 아메리칸 항공의 이 같은 요구에 즉각 대응하지 않았으며, 소프트웨어 관련 문제는 조종사들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문제라며 느긋한 태도까지 보였다고 지적했다.
당시 마이크 시니트 보잉 부회장은 보잉이 새로 도입한 실속방지시스템 MCAS의 오작동 가능성을 포함해 항공기 설계 과정에서 생겼을 수 있는 결함을 평가 중이라고 밝혔지만, 새롭게 도입한 시스템이 당시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추락 원인임은 불분명하다며 더 적극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넉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3월 에티오피아에서 157명을 태운 보잉 737 맥스기가 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추락 원인은 이전과 같이 MACS 오작동으로 밝혀졌다.
매체는 보잉이 11월 회의 당시 아메리칸 항공 요구를 받아들여 당국이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운항 중지라는 긴급 조치를 취하게 했더라면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두 번째 추락 사고는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보잉은 두 차례 추락 사고를 비롯해 맥스 기종 설계와 인증을 두고 엄청난 수사 압박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으로, 늑장 대처에 대한 이번 보도로 추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