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3월 연평도해역 첫 불빛
남북 군사적 대치…1974년 소등
1987년 시설물 폐쇄 후 '재점등'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남북 간 군사적 대치로 지난 1987년 폐쇄된 연평도등대가 45년 만에 불빛을 밝힌다.
해양수산부는 연평도해역을 이용하는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17일 오후 19시 20분 연평도등대 재점등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해발 105m 지점에 위치한 연평도등대는 9.5m 길이의 등탑으로 구성돼 있다. 재점등하는 연평도등대는 매일 일몰 시각부터 다음날 일출 시각까지 15초에 1회 주기로 연평도해역에 불빛을 비추게 된다.
연평도 등대 전면 [뉴스핌 DB] |
연평도등대는 1960년 3월 연평도해역 조기잡이 어선들의 바닷길을 안내해주고 안전한 항해를 돕기 위해 첫 불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남북 간 군사적 대치가 심화되면서 1974년 안보문제로 소등됐다. 1987년에는 시설물이 폐쇄됐다.
남북 간 갈등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연평어장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9.19 군사합의 등 긴장이 완화되면서 ‘평화의 바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3월에는 남북 긴장 완화를 반영한 실질적 조치로 서해5도 어업인의 숙원인 어장 확대 및 야간 조업시간 연장이 결정된 바 있다.
따라서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지원하기 위해 연평도등대의 재점등이 추진된 경우다.
해수부는 국방부 등과 협의를 거쳐 등대 불빛이 발사되는 각도(군사분계선 남쪽)와 도달하는 거리(37Km)를 연평어장으로 제한했다. 유사시 군(軍)이 원격으로 소등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한 상태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연평도등대가 비추는 불빛이 연평어장과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는 선박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경제 번영을 돕는 ‘희망의 불빛’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기념행사에는 연평도등대의 마지막 근무자인 김용정 전 등대소장에게 감사패가 수여될 예정이다. 1973년부터 2년간 연평도등대에서 근무한 김 전 등대소장은 연평어장의 조업 안전을 위해 노력한 공로다.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