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이익배당금 지급 여파..적자 기조 장기화 가능성 낮아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수출 감소 등의 여파로 경상수지가 7년만에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증권가에선 지난해 사상 최대의 기업이익에 대한 배당금 지급 여파에 따른 일시적 적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앞서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이 488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출이 전년비 마이너스 증가를 기록한 것은 작년 12월 이후 5개월째다.
한국은행은 오는 8일 3월 국제수지 잠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1월 28억2000만달러 흑자로 9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이후 2월 36억달러 흑자로 소폭 증가했으나, 수출 감소세와 함께 4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나가는 배당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예측이 힘을 얻는 형국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다 하더라도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률 증가에 따른 본원소득수지 적자 확대로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소폭 적자를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4월은 주식배당금 유출로 통상적으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가장 줄어드는 시기”라며 “특히 올해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기업이익에 대한 배당금 지급에 예정돼 있어 자금 유출 규모가 더 커지며 일시적인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주주권 강화 기조로 배당성향이 유의미하게 증가하기 시작한 최근 2년간 본원소득수지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상수지의 주요 주요 구성요소 가운데 하나인 본원소득수지는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배당금이 늘어나는 만큼 적자 폭이 늘어난다. 2017년에는 46억7000만달러, 지난해 5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 여파로 작년 4월 경상수지 흑자는 13억6000만달러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0년 이후 4 월 배당소득 수지 규모 추이 [자료=교보증권] |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도 “상품수지의 경우 원유가격 급등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와 달리 반등하면서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경상수지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다만 한국의 수출입 규모와 비교해볼 때 30억~40억달러 정도의 소폭 적자는 연간 수출의 1% 정도 수준으로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경상수지 적자 기조는 단기 이슈에 그칠 뿐 수출 증가율 반등과 더불어 달러 약세에 따른 시장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 흑자 폭 축소의 주된 요인은 결국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때문”이라며 “양국의 무역협상 타결시 국내 반도체 및 대(對)중국 무역수지 흑자 폭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상수지 적자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박희찬 연구원 역시 “4월 일시적 경상수지 적자 전환 여부보다 향후 수출 개선에 따른 원화의 방향성을 읽을 필요가 있다”며 “5월 이후 수출 증가율 반등 등 수출 개선이 조금씩 확인되는 과정에서 원화의 상대 약세도 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