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100개 이상 빠지면 탈모 의심
국내 탈모 시장 4조원
화이자·JW중외제약·동아에스티, 탈모 신약 도전
[서울=뉴스핌] 김근희 박다영 기자 = 탈모 치료제는 만들기만 하면 대박을 터뜨릴 '꿈의 치료제'로 꼽힌다. 탈모 환자는 계속 늘어나지만 아직 이를 완전히 고칠 치료제는 없다. 한국인이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일반의약품도 '탈모 치료제'다. 이에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탈모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 국내 탈모 환자 100만명 넘어
국내 탈모 환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탈모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03만명을 기록했다. 환자의 54.9%는 남성이다. 2013년 20만5608명이던 환자 수는 2017년 21만3777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탈모는 모발이 있어야 할 부분에 모발이 없는 상태로, 일반적으로 두피의 굵고 검은 머리털(성모)이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하루에 50~70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지만 자고 나서나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 수가 100개가 넘으면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탈모는 원형탈모증, 안드로젠탈모증, 기타 비흉터성 모발 손실, 흉터탈모증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전체 탈모의 약 75% 이상을 원형탈모증이 차지한다.
탈모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원인, 스트레스, 미세먼지 등 대기질 변화 등이 탈모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탈모 완치 치료제는 없어
탈모 환자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2012년 272억원이었던 탈모 관련 진료비는 2016년 355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 탈모 시장 규모는 4조원에 이른다. 이는 전 세계 탈모 시장 규모인 8조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아직 탈모를 완치하거나 모발 재생 효과가 있는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현재 치료제들은 머리카락이 더 빠지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탈모 치료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는 '피나스테리드' 성분 제제, '두타스테리드' 성분 제제, '미녹시딜' 성분 제제 3개뿐이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먹는 치료제로 호르몬을 조절해 탈모를 치료한다. 미녹시딜은 바르는 제형으로, 두피의 말초혈관을 확장하고 피부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모발에 영양을 공급한다. 그러나 피나스테리드는 성욕 감퇴, 미녹시딜은 현기증 등의 부작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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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자, 탈모 신약 임상3상…K-바이오도 도전
근본적인 탈모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관련 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의 원형탈모 신약이다. 화이자가 원형탈모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PF-06651600'이 지난 1월 후기 임상 2상 및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했다.
화이자가 지난해 9월 유럽 피부의학·성병학회(EADV)에서 공개한 PF-06651600의 임상 전기 2상 결과 두피의 모발 재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PF-06651600을 원형탈모 혁신 치료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JW중외제약과 동아에스티가 탈모 치료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과 손을 잡고 신개념 탈모 치료제 'CWL080061'을 개발 중이다. 이 제제는 탈모 진행 과정에서 감소하는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발 형성에 관여하는 세포를 분화·증진하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회사는 올해까지 전임상시험을 마치고, 내년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바이오벤처인 네오믹스와 탈모 치료제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 중이다. 이 외에도 프로스테믹스, 바이오니아, 큐어바이오 등이 탈모 치료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