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 EM 지수 내 중국 A주 비중 5→10% 상향
오는 11월까지 최대 20%까지 순차적으로 확대
외국인, 4월에만 2조 넘게 순매수...단기 여파는 미미
5월 이후 글로벌 패시브 수급 전환시 부담 커질 듯
“중장기적으로 미칠 파장 대비해야” 경고도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추가편입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증시에 미칠 파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편입 비중 확대가 끝이 아닌 시작인 만큼 외국인 자금 이탈 등 향후 변동성에 대비하는 투자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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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9.04.26 mironj19@newspim.com |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다음달 14일 MSCI 글로벌 스탠더드 지수의 정기변경이 발표되며, 30일에는 반기 리밸런싱이 실시된다. 특히 이번 정기변경에는 중국 A주의 비중 확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의 신규 편입 등 많은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MSCI는 5월과 8월, 11월 등 올해 3번에 걸쳐 현행 5%만 반영하던 중국 A주 시가총액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5월에는 대형주의 편입비율이 시가총액의 10%로 상향되고, 차스닥시장에 상장된 12개 대형주도 시가총액의 10%가 새롭게 편입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MSCI 신흥국 지수 내 한국 비중을 낮춰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MSCI 지수 조정에 따라 신흥국 지수 내 한국 비중은 기존 13.69%에서 오는 11월 12.74%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약 200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패시브 펀드들이 한국의 비중 축소를 곧바로 반영할 경우 매도 가능 범위는 2조원”이라며 “여기에 액티브 펀드의 비중 축소까지 감안하면 외국인 매도 규모가 최대 1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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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EM 지수 추종자금 추이 [자료=모닝스타,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
다만 우려와 달리 현재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4월 순매수 금액은 (26일 종가 기준) 2조3467억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코스피는 3월29일부터 4월16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기도 했다.
이는 위험자산 선호 확대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확장이 국내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지표 개선이 글로벌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의 실물경기 반등 기대감까지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국내외 증시를 둘러싼 긍정적 분위기와 함께 중국 A주 추가편입 이슈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소재였던 만큼 당장 주식시장에 미칠 파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을 맞이하는 시장의 관심은 중국 A주 추가편입의 국내증시 영향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패시브 수급에 국한된 선반영 리스크라는 점에서 국내증시에 미치는 파장은 일정수준에서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2013년 뱅가드 사태 때와 비교하면 벤치마크 변경 기간이 길고 유출 가능한 자금도 당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반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당시보다 60%나 늘어난 만큼 국내 주식시장이 받을 영향은 2013년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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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EM 지수 중국 A주 및 코스피 비중 예상 추이 [자료=Thomson Reuters, 대신증권 Research&Strategy 본부] |
하지만 오는 11월까지 편입비중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인 부담이 꾸준히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5월말 이후 글로벌 패시브 펀드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시작되고 사우디, 아르헨티나 등 주요 신흥국들의 EM 편입이 현실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장 지난 18일 이후 외국인은 1246억원을 순매도하며 4월 초중반의 강한 매수와 대비되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MSCI는 2020년 5월 정기리뷰까지 SACK(사우디·아르헨티나·중국·쿠웨이트) 국가들의 EM 편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MSCI가 외국인 투자 접근성 확보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EM 내 비중 축소에 따른 한국 주식시장의 부담은 계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외국인 수급이 코스피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상황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MSCI의 중국 A주 편입비중 확대는 결국 장기적으로 한국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