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수협의회‧노조, 강력 반발…“비민주적 행태”
[논산=뉴스핌] 라안일 기자 = 금강대학교가 학교를 비판한 학생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자 학생·교수·직원 등 구성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16일 금감대학교 학생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금강대는 지난해 10월 대한불교천태종 산하 사찰 약 160여곳에 전달된 ‘승복으로 사리사욕을 감출 수 없습니다’라는 ‘금강대학교 학생비상대책위원회’ 명의의 서신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충남 논산경찰서에 고소했다.
금강대학교 건물에 학생을 직접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송희연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금강대학교 직원노동조합] |
대학측은 학생비상대책위가 실체 없는 조직이며 서신 또한 직원이 학교를 비판하기 위해 학생 명의를 도용해 작성한 것으로 봤다. 이는 명백한 해교 행위이기 때문에 법과 학칙에 따라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7일에는 총장 명의의 대자보를 게시하며 이 같은 입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대학측의 주장은 지난 10일 학생비상대책위 소속 학생 2명이 논산경찰서에 변호사를 통해 본인들이 직접 문건을 작성해 발송했다는 확인서를 제출하면서 설득력을 잃게 됐다.
대학측의 주장과 달리 학생을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셈이어서 오히려 학생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금강대 학생, 교수, 직원들은 대학측이 비민주적인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금강대학교 교수협의회가 대학측의 비민주적인 행태를 비판한 성명서. [사진=금강대학교 직원노동조합] |
총학생회와 직원노조, 교수협의회는 일제히 성명서와 현수막 등을 통해 학생을 고소한 대학측을 비판하며 고소취하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학교 운영의 잘못 등을 지적하며 총장 및 ‘GGU2025’ 추진본부장, 기획부처장 등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하응천 교수협의회장은 지난 15일자 성명서에서 “갈등과 혼란만을 야기하는 비민주적이고 무원칙한 대학 운영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어 가는 게 작금의 상황”이라며 “학교 당국이 교내에 게시되는 학교 구성원들의 내부 비판을 문제 삼아 게시자를 색출해 징계하겠다고 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은 외면하고 구성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비민주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뉴스핌은 고소취하 여부 등 대학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금강대는 이번 사태와 함께 부실인사 등 학교운영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노조는 부실인사 등에 대한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반면 대학측은 노조가 대학 구조개혁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려는 의도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ra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