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을 축출한 군부가 과도 정부 이후 문민정부를 약속했지만 수단 국민들은 권력을 당장 문민정부에 이양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30년간 장기 집권한 바시르 대통령이 쿠데타로 축출된 후에도 수단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바시르 대통령을 구금한 수단 군부는 혼란을 피할 수 있다면 전날 발표한 2년간의 과도정부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와드 이븐 아우프 수단 국방장관이 이끄는 군부는 국제 바시르 대통령을 국제전범재판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시르 대통령은 현재 30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다르푸르 유혈사태와 관련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이날 군부의 발표는 전날 쿠데타 성공 이후 군부 독재를 우려하는 수단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오마르 자인 아데딘 장군은 문민정부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국방부와 내무부가 과도위원회의 통제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단의 수도 하트룸에서 12일(현지시간) 시위대가 군부에 문민정부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나 수단에서 시위를 주도해온 조직은 즉각 이 같은 제안을 거부했다. 수단 군부가 수단에 정치적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수단 교수연합은 성명을 내고 수단 군부가 권력을 과도 문민정부에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데딘 장군은 군부가 국민의 요구를 보호하는 조직이라면서 권력에 욕심내지 않으며 시위대와 대화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군부를 이끄는 이븐 아우프 장관은 바시르 대통령의 부통령을 겸직해 왔으며 다르푸르의 유혈사태 이후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이날 일찍 수천명의 시위대는 통행금지령을 거부하고 국방부 앞에 모여 문민정부를 요구했다. 이들은 군부 과도위원회의 결정에 반대하면서 문민정부가 설치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전날 군부는 오후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통행금지령을 선포했다.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2년보다 짧게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권력 이양이 이뤄지기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수단과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전날 이븐 아우프 장관은 바시르 대통령이 안전한 곳에 구금돼 있으며 자신이 이끄는 과도 정부가 국가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단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바시르 대통령이 삼엄한 경계 속에서 대통령 관저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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