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늦은 LTE 상용화, 싼 값에 장비 도입
관련 산업 성숙도 차이도 영향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지난 3일 '세계 최초 5세대이동통신(5G) 상용화'를 시작했지만 5G 서비스 이용자들은 불만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건 '커버리지' 문제입니다. 비싼 5G폰을 사고도 5G망의 커버리지가 좁아 5G폰으로 롱텀에볼루션(LTE)망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바이두] |
5G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기지국이 곳곳에 설치돼야합니다. 5G 전국망이 깔리려면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통신사들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5G 서비스 가입자의 증가 속도에 맞춰 망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망 투자비용이 상당한데 가입자가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5G 망을 깔아버리면 통신사 입장에선 리스크가 크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5G 전국망은 LTE 전국망이 깔린 속도보다 느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최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2011년 LTE 상용화를 시작했습니다. 2009년 전 세계에서 최초로 LTE를 상용화한 스웨덴에 비해 2년이 늦었죠. 2년 늦어진 '덕'에 통신사들은 싸게 LTE 장비를 들여올 수 있었습니다. 또 LTE 관련 산업들도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3세대이동통신(3G) 가입자를 LTE로 이동시키기 위해선 미끼가 필요합니다. 미끼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은 동영상 콘텐츠였죠. 동영상에 대한 니즈로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LTE 서비스 가입자도 급증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3G 시대에서 LTE 시대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하지만 5G 시대는 다릅니다. '세계 최초'이다보니 우리로서는 전인미답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나아가는 관문 관문마다 새롭게 뚫고 가야합니다. 5G 관련 산업 역시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관련 장비 가격도 비쌉니다. 또 5G망에서만 할 수 있는 유혹적인 미끼 즉, 콘텐츠가 아직 손에 잡히진 않습니다.
업계에선 5G망이 전국망으로 깔리는 기간을 길게는 3년까지 보고 있습니다. 비싼 장비를 설치하다보니 빠르게 하기 부담스럽습니다. 그럼에도 고객들이 빠져나올 수 없는 치명적인 '킬러 콘텐츠'가 등장한다면 그 기간은 앞당겨질 수도 있겠죠. 정부가 5G 상용화 선언 이후 5G 관련 산업 플랫폼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5G 상용화 '최초'가 돈을 벌어주진 않으니까요.
10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LTE 상용화를 시작했던 스웨덴은 이후 크게 부각 받지 못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하긴 했지만 LTE 생태계를 구현하는 덴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한 기자간담회에서 "최초가 최고를 의미하진 않는다"고 말한 의미도 바로 이 부분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5G 상용화를 이용해 최고가 되기 위해선 5G 관련 산업 생태계 구현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