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베트남에서 한국 정부의 비자 발급 정책이 바뀐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이 서둘러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고 VN익스프레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재인 정부는 신(新) 남방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3일부터 하노이와 호찌민, 다낭 등 세 개의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단기방문(C-3) 복수비자를 발급해왔다. C-3 비자 소지자는 5년 동안 방문 횟수와 상관없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최장 30일씩 체류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KTO) 하노이 지사의 박종선 지사장은 올 1~3월 사이에만 10만명 이상의 베트남 국민이 한국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0% 증가한 수준으로, 비자 발급 완화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자 완화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국 대사관 영사부가 위치한 베트남 하노이 소재 참빛타워 앞에는 서둘러 한국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사람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영사부는 하루에 번호표를 300번까지 배부한다. 하지만 현재 매일 3000여 명이 한국 영사부를 찾는 것으로 추산됐다. VN익스프레스는 넘쳐나는 인파로 사람들이 번호표를 받기 위해 새벽 2~3시부터 줄을 서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하노이의 꾸옥 오아이에 거주하는 응우옌 띠 란은 VN익스프레스에 새벽 6시부터 줄을 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거주하는 친척들을 보기 위해 한국 비자를 신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 달 안에 한국 정부가 비자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 비록 기다리는 건 힘들지만 정책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비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비자 신청 수요가 갑자기 급증하면서 이로 인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행사들은 여행객들이 제시간에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관광 상품을 취소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VN익스프레스는 11일 비자 신청 급증으로 한국 대사관이 하노이와 호찌민에 비자 처리 사무소를 추가로 두 곳 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