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헌재 앞 낙태죄 폐지 찬반 집회 동시 개최
'여성 자기결정권, 건강권 보장' vs '태아 생명권 보호'
오후 2시 헌재 선고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7년 만에 낙태죄 위헌 여부를 판가름 짓는 11일 낙태 합헌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잇따라 개최됐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인턴기자 = 낙태죄 헌법 위헌 여부 판결을 앞둔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청년학생단체 소속 및 종교계 단체 관계자들이 낙태죄 위헌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4.11 dlsgur9757@newspim.com |
한국여성단체연합, 장애여성공감, 인권운동사랑방 등 23개 단체로 구성된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모낙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청년학생, 종교계, 청소년, 교수연구자, 장애계, 의료계 등 8개 부문 시민사회단체들은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청년학생 발언자인 황강한 관악 여성주의학회 ‘달’ 학회장은 “오늘은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와 삶에 대한 결정권 갖고 이를 능동적으로 행사할 능력을 확대하는 오랜 싸움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이 싸움을 제대로 시작하기 위해서라도 지체 없이 낙태죄 위헌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계도 나섰다. 자캐오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원장사제는 “교회는 오랜 시간 외면해왔던 여성의 고통을 진심으로 경청하고 사죄해야 한다”며 “여성이 임신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맥락과 경험, 여성의 몸에 새겨진 사회적 모순과 억압을 들여다보고 섣불리 여성을 판단, 재단, 비난했던 모든 폭력을 회개하라”고 지적했다.
청소년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양지혜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활동가는 “낙태죄 폐지 이후의 새로운 세상은 ‘여성의 몸이 여성의 것’임을 말하는 것과 동시에 ‘청소년의 몸이 청소년의 것’임을 말하는 세상일 것”이라며 “청소년의 성적 욕망이 부정되지 않고 청소년의 안전한 성적 실천을 위한 사회보장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낙태죄 위헌 여부 판결을 앞둔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폐지반대국민연합 소속 회원을 등 시민들이 1인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2019.04.11. hwyoon@newspim.com |
이날 헌재 정문 오른쪽에서 낙태 합헌 찬성 집회가 열리는 동안 헌재 정문 왼쪽에서는 낙태죄 폐지 반대 1인 시위가 진행됐다. 낙태죄폐지반대국민연합 소속 회원 등 5명의 시민은 ‘생명을 죽일 권리 누구에게 있습니까?’ ‘12주 태아, 세포덩어리인가요? 사람인가요?’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건강과가정을위한학부모연합, 대한민국천주교인모임,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을 비롯한 77개 단체가 모인 ‘낙대퇴폐지반대전국민연합’은 이날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낙태죄 폐지 반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산부인과 의사 A씨가 낙태죄 처벌 조항은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을 선고한다. 형법 269조와 270조는 낙태한 임부에게 징역 1년 이하나 벌금 200만원 이하, 낙태 수술을 한 의사는 징역 2년 이하의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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