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로 기소…9일 기일변경 신청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고(故) 조양호(70) 전 한진그룹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부인 이명희(70)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딸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8일 법원에 재판일정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에 따르면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은 이들 재판을 심리할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안재천 판사)에 기일변경신청서를 이날 제출했다. 당초 두 사람은 9일 오전 10시10분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기일 변경 신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이면 공판기일을 변경할 수 있다. 법원 관계자는 “해당 재판장의 고유 권한이라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통상 이 정도 사유라면 기일이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조 전 회장이 요양 중이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좌)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우) [사진=뉴스핌DB] |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필리핀인 11명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뒤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국내에서 외국인이 가사도우미로 일하기 위해서는 재외동포(F-4 비자)나 결혼이민자(F-6 비자)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을 가져야 한다.
검찰은 이들이 대한항공 회장 비서실에 가사도우미 선발을 지시하고, 이를 전달 받은 대한항공 필리핀 지사에서 직접 대상을 선발한 뒤 본사 연수프로그램을 이수한 것처럼 가장해 일반 연수생 비자(D-4)를 발급받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조 전 회장이 받던 수사와 재판도 불기소(공소권 없음) 및 공소기각 처분으로 모두 종결될 전망이다. 조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270억원 상당의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조세포탈 혐의로 추가 기소예정이었다.
다만, 함께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은 계속 재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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