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만 1700억 규모, 지급방식에 따른 지배구조 변화 주목
[서울=뉴스핌] 전선형 김형락 이영석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소식으로 한진그룹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등 세 자녀의 경영권 승계 및 상속세 지급 여부에 따라 지배구조가 달라질 수 있어 향후 한진그룹 주가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향년 70세의 나이로 8일 미국에서 별세했다. 조 회장은 평소 폐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019.04.08 leehs@newspim.com |
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한진칼을 비롯해 대한항공, 한진, 진에어 등의 한진그룹 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8분 한진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63%(5450원) 상승하며 3만650원에 거래중이다. 대한항공은 전거래일 대비 2.35%(750원) 상승한 3만2650원에 거래중이며, 한진도 전 거래일 대비 14.42%(5200원) 오른 4만1250원에 거래중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또한 전거래일 대비 1.70%(400원) 오르며 2만3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진그룹 주가 강세의 큰 이유는 조 회장 별세로 인한 오너일가의 경영권 위축 가능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故) 조 회장의 지분 상속에 대한 상속세 문제가 수면위로 오르며 이로 인한 경영권 위축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진칼의 경우 조 회장이 17.84%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와있다. 2018년 말 기준 한진칼의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의 지분은 보통주 17.84%(1055만3258주), 우선주 2.40%(1만2901주) 등이다. 지난 5일 종가(2만5200원)기준으로 계산하며, 보통주 266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반면 세 자녀의 지분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31%,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2.34%,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2.30%로 미미한 상태다.
국내법상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다. 하지만, 주식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할증 20~30%를 적용돼 상속세율이 최대 6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계산으로도 1700억원을 상속세로 내야한다. 참고로 상장기업의 상속세는 주식물납을 할 수 없다. 모두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진그룹은 오너 리스크 있던 그룹이었고, (조 회장의 별세로)리스크 없어질 수 있다는 관점 때문에 현재 주가가 상승하는 것 같다”며 “특히 조 회장의 삼남매가 재산을 물려받아야 하는데, 이들의 가진 재산이 많지 않은 걸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세 자녀가 상속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주식담보대출과 배당인데, 주담대의 경우 한진칼과 한진 지분가치 1217억원 중 보통 평가가치의 50% 수준까지 대출 받을 수 있어 최대 609억원까지 조달이 가능하다”며 “나머진 1100억원은 결국 배당 통해 마련해야 하는데 지난해 조 씨 일가의 배당금은 12억원(추정) 수준으로 이렇게 될 경우 주주에 대한 배당 증액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자녀들이 지분을 받을 만한 재원이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며 “한진칼의 (고 조회장) 지분만 하더라도 3000억원이 나올 것으로 추정되는데, 상속세가 65%나 될 텐데 상속세를 낼만큼 재원이 있으면 지배구조는 크게 달라질게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세금을 낼 여력이 없다면 최대주주가 달라지게 돼 KCGI(그레이스홀딩스) 등을 포함 경영권 압박이 올 것이며, 그룹의 지배력이 취약해지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한진칼 주요주주는 조양호 회장 외에 KCGI(그레이스홀딩스)가 12.68%를, 국민연금이 6.64%를 보유중이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한진그룹 주가는 상승 흐름 유지될 수 있으며, 경영권 교체 등도 불러올 수 있다”며 “KCGI, 강성부 펀드는 조 회장 별세로 인해 그들이 그리던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 높아졌으며, 이에 따른 영향도 주가 상승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