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뉴스핌] 박준형 기자 ="진영 (신임) 장관님에게 악수를 청하고 물러나겠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헌신과 희생을 아끼지 않은 김부겸 장관님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강릉=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원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강릉시 옥계면 인근의 주택이 불에 타 잿더미로 변해있다. 2019.04.05 mironj19@newspim.com |
5일 밤 11시. 산불로 초토화된 강원도에서 두 행정안전부 장관이 웃음과 박수를 교환했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진영 신임 행안부 장관은 강릉·동해 산불 현장대책본부가 차려진 강원 강릉시 옥계면사무소를 찾았다.
행안부 장관직 이임을 불과 1시간 앞두고 강원 고성·속초, 강릉·동해, 인제 산림화재 대응상황을 보고받고 현장점검을 하기 위해 두 전·현직 행안부 장관이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대응상황 보고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정문호 소방청장, 김재현 산림청장, 김원준 강원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해 이번 산불과 관련된 관계 부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두 전·현직 장관은 본격적인 보고에 앞서 서로에 대한 격려와 칭찬으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산불로 갑자기 취소된 행안부 장관 이임식을 '불난 집'에서 대신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김부겸 전 장관은 “1시간 후부터는 우리 진영 의원이 신임 장관으로 일을 지휘할 것이다. 밤 12시부터는 진영 장관이 일하는데 그런 노고에 감사드리면서 인사드리고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그림인 것 같다”며 “마지막으로 존경하는 진영 장관에게 악수 청하고 물러나겠다”고 했다.
이에 진영 신임 장관은 “마지막 순간까지 헌신과 희생을 아끼지 않은 김부겸 장관에게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수고 많았다”고 답했다. 이어 “안타깝게 피해를 입은, 또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빌고 부상당한 분은 하루 빨리 치유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그동안 많이 애쓰신 분들한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이번 산불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소방·산림당국과 육군, 경찰 등 관계 부처에 대한 감사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 두 전·현직 장관과 관계 부처 인사들은 박수까지 치며 서로의 노고를 치하했다.
떠나고 새로 오는 두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로를 격려하며 박수를 치는 동안 현장의 피해상황 보고와 정부가 발표한 피해상황 자료는 서로 엇갈리며 혼선을 빚었다.
이날 소방당국은 대응상황 보고에서 밤 11시 기준 산불 진화율이 강릉 옥계 95%, 동해 90%, 인제 85%라고 했다. 같은 시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밤 11시 기준으로 산불 대처상황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는 강릉·동해 지역의 산불 진화율이 100%라고 표기돼 있었다.
[강릉=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이 5일 오후 강원 강릉시 옥계면사무소에서 열린 '산불 수습현장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4.05 mironj19@newspim.com |
탄내가 진동하고 시커먼 그을음이 남아있는 옥계면사무소에서는 이날 총 5차례에 걸쳐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화마가 휩쓸고 간 아픔이 치유되지 않은 주민들이 피신해있는 대피소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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