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6.2조원...전년대비 60.4%↓
"펀더멘털상 주가하락 마무리 단계...저점매수 고민 시점"
"고객사 서버 디램 재고 소진, 데이터센터 상황 점검해야"
[서울=뉴스핌] 김형락 이영석 기자 =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식시장에 충격은 없었다.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고해 실적 부진이 미리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실적 반등 모멘텀(상등 동력)으로 옮겨갔다. 전문가들은 3분기 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과 함께 주가 조정시 비중확대 전략을 제시했다.
최근 1년 삼성전자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 HTS] |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00원(0.21%) 내린 4만6850원에 마감했다. 올해 초 3만7000원선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외국인 대량 매수로 4만7000원선을 회복했다. 올해 외국인 삼성전자 주식을 총 3조917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2조, 6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4.1%, 60.4% 줄었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전방 수요 약세와 서버 디램(DRAM) 불량 이슈가 겹치며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디램은 개인용 컴퓨터(PC)의 CPU(중앙연산처리장치)와 하드디스크 중간에서 일시적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전원이 끊기면 저장된 데이터가 사라진다.
1분기 부진한 실적은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에 앞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설명 공시를 내 실적부진이 주가에 일정부분 선반영 됐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여부에 쏠린다. 전문가들은 3분기 반도체 업황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하반기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본격적인 개선 강도는 3분기에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가시성이 주가를 크게 좌우할 것"이라며 "1분기 디램과 낸드의 빗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당초 가이던스 대비 양호해 반도체 부문에서 호재가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는 디램과 달리 전원이 꺼지더라도 한 번 저장된 데이터는 사라지지 않는다. 용량이 꽉 찼을 때 데이터를 지워야 다른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낸드플래시가 사용되는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USB드라이브와 디지털카메라에 쓰이는 메모리카드 등이 있다.
최영철 동양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의 1~2분기 실적은 부진하겠지만, 3분기 반등을 노리고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현재 갤럭시S10 판매가 작년보다 좋다는 소식과 최근 화웨이에서 반도체 모바일 수요가 있다는 얘기가 들려 실적 악화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펀더멘털(기초체력)로 봤을 땐 주가 하락은 마무리 단계라 주가 조정시 추가 매수세가 들어올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비워둔 투자자는 저점 매수를 고민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다만 "주가가 오르려면 이익이 나와야 한다"며 "삼성전자 고객사의 재고가 소진돼 서버 디램이 나가는지,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이후 반도체 수요가 급감했지만, 협상 타결 기대감으로 회복 될 것"이라며 하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을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중국의 정보기술(IT) 부흥 정책으로 3월부터 서버 디램을 구매가 늘었다"며 "고객사들이 재고를 줄여가는 신호"라고 말했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