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톨러(에단 호크)는 이제는 역사 속 관광명소가 돼 신도들도 잘 찾지 않는 퍼스트 리폼드 교회의 목사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톨러는 기도가 아닌 일기로 자신의 하루를 털어놓기로 한다. 일기는 컴퓨터가 아닌 노트에 직접 쓴다. 수정 없이 솔직한 자신을 그대로 남기기 위해서다.
신도 메리(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찾아온 건 그로부터 며칠 후다. 메리는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의 남편을 만나 달라고 간청한다. 이에 톨러는 메리의 남편을 상담하고 걱정을 나눈다. 하지만 메리의 남편은 톨러에게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사진=올스타엔터테인먼트] |
영화 ‘퍼스트 리폼트’는 제91회 아카데미시상식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이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1976), ‘성난 황소’(1980) 등의 각본을 쓰며 스토리텔링 능력을 인정받은 폴 슈레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폴 슈레이더 감독은 톨러가 직접 자신의 일기를 읽는 형식을 통해 그에게 닥친 여러 상황과 그로 인한 심리 변화를 찬찬히 설명한다. 당연히 이 과정에는 화두를 던지는 일이 동반된다.
문제는 너무 많은 것을 말한다는 데 있다. 종교 문제로 시작했던 영화는 낙태 문제, 환경오염, 나아가 지구 종말까지 이어진다. 들려주는 게 많으니 진짜 전달돼야 할 핵심 메시지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없다. 더욱이 종교적 색채도 짙어 대중적 공감을 살만한 작품도 아니다.
에단 호크는 이 영화를 살리는 힘이다. ‘비포’(1996~2013) 시리즈와 ‘내사랑’(2016) 등을 통해 로맨틱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그는 고뇌에 찬 목사 톨러를 열연, 새롭고 강렬한 얼굴을 보여준다. 에단 호크는 이 영화로 뉴욕타임즈, 인디와이어 등에서 올해의 배우에 선정됐다.
‘퍼스트 리폼트’는 4:3 화면 비율로 만들어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관객들이 인간과 영화 속 인물에 더 집중하길 바란다”는 감독의 의도다. 오는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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