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일본의 노무라증권이 100만달러(약 11억3670만원)라는 파격적인 상금의 현대미술상을 제정했다. 국제 미술계에서 단일 수상자(팀)에게 100만달러라는 거액의 상금을 수여하는 예는 최초여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는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첫 수상자를 발표하는 노무라그룹 미술상의 이름은 ‘노무라 아트 어워드(Nomura Art Award)로, 글로벌 미술계에서 남다른 역량을 보이는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한다.
이 상을 제정하고, 집행하게 될 노무라홀딩스(Nomura Holdings)는 “세계 현대미술의 창의력 증진을 위해 상금 100만달러의 현대미술상을 제정했다”며 “현대 시각예술 분야에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야심차고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펼치는 작가에게 매년 상을 수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무라 아트 어워드’는 수상자로 선정된 아티스트가 자신의 새로운 도전을 실현하기 위해 상금을 사용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즉 전체 상금 100만달러의 일부(또는 전부)를 새 프로젝트를 구현하는데 쓰도록 하고 있다.
[사진=노무라홀딩스 홈페이지] |
노무라홀딩스측은 상금 100만달러의 그랑프리 수상자와는 별도로, 2명의 유망 예술가에게 각각 10만달러(1억1367만원)의 상금을 수여하는 ‘이머징 아티스트 어워드’도 제정했다. 이 신예 예술상의 첫 수상자는 오는 5월 일본 교토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관심을 모으는 노무라 현대미술상의 심사위원은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세계 전역에서 고루 진용이 짜여졌다. 지난 3월15일 타계한 국제적 명성의 큐레이터 오쿠이 엔위저(1963~2019, 전 독일 뮌헨 하우스데어쿤스트 관장)를 필두로, 각국의 미술관 디렉터와 전문가가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한국 출신으로 뉴욕 MoMA 큐레이터를 역임하고 현재 홍콩의 현대미술관인 M+뮤지엄의 부관장이자 수석큐레이터인 정도련과 미국 로버트 라우젠버그(Robert Rauschenberg)재단의 디렉터인 캐시 할브라이히(전 뉴욕 MoMA 부관장)가 심사위원에 선정됐다.
아울러 일본 도쿄현대미술관의 유코 하세가와 관장, 미국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의 막스 홀라인 관장, 영국 테이트미술관 관장을 역임하고 영국 문화예술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니콜라스 세로타 의장, Art Agency Partners의 설립자이자 소더비경매 미술부문 회장인 앨런 슈워츠먼이 심사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노무라증권은 1925년 일본의 전설적인 금융거물 노무라 도쿠시치 2세가 오사카에서 설립한 이래 일본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노무라그룹은 금융서비스를 세계 전역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지난 2009년 국제업무 본사를 도쿄에서 런던으로 옮겼다.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글로벌 미술계를 겨냥한 현대미술상을 제정한 노무라홀딩스는 “1925년 창업 이래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고, 변화를 수용하는데 진력해왔다. 또한 창업주인 노무라 도쿠시치 2세는 일본의 전통공연예술인 노와 다도를 지원하는 등 예술 후원에 열정을 갖고 있었다. 이 정신을 이어받아 당대 예술가들의 뛰어난 창조력을 후원하겠다”고 밝혔다. 노무라그룹은 그간 일본의 전통의상인 기모노와 다도를 지속적으로 후원해왔고, 각종 문화예술이벤트와 스포츠 부문을 후원해왔다.
한편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주요 현대미술상으로는 독일의 패션기업 휴고 보스가 뉴욕 구겐하임미술관과 공동으로 수여하는 ‘휴고 보스 프라이즈’(The Hugo Boss Prize. 상금 10만달러), 미국의 타이슨 푸드(Tyson Foods)의 창립자 도날드 타이슨이 제정한 ‘타이슨 프라이즈’(Tyson Prize, 상금 20만달러) 등 20여 개가 넘는다. 그러나 상금이 100만달러대로 책정된 것은 이번 ‘노무라 아트 어워드’가 처음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8년 한진해운의 최은영 회장이 남편인 조수호 회장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양현미술상’(상금 1억원 및 글로벌 미술관에서의 개인전 지원)이 대표적인 국제 미술상으로 꼽힌다. 양현미술상은 양현재단을 통해 2017년까지 글로벌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매년 수상자를 시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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